본문 바로가기
B o n V o y a g e/ing..: 제주+국내

차로 올라가는 제주 오름, 금오름에 다녀오다

by Joa. 2013. 11. 7.

금오름


제주 생활 8개월차에 접어들었는데 올레길도 제대로 걸어본 적 없고, 오름도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던 나. 나는 대체 뭘했단 말인가.. 그래도 바다는 낚시 좋아하는 오빠 덕에 많이 갔었다. 어쩌면 산 오르는걸 싫어하는 성향 탓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몇주전 일요일 늦은 오후, (그렇다, 귀차니즘에 이제서야 포스팅한다 ㅠㅠ 그래도 몇주차이로 포스팅하는거면 상당히 부지런한..편...?) 뜬금없이 오름에 가기로 했다. 


이유를 대자면 일단 요즘 제주는 억새가 절경이고 그 날따라 오빠와 나 모두 스트레스로 지쳐있었기 때문. 최근 우리는 회사생활과 그 밖의 주변 상황들로 꽤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어서 힐링!을 외치며 4시 넘어 빈이와 함께 금오름으로 출발. :)

금오름

금오름, 금악오름, 검은 오름.. 이름도 여러갠데 일반적인건 '금오름'인 것 같고, 검은 오름은 거문오름 등 다른 곳들과 블로거들이 많이 헷갈려해서 금오름으로. 이 곳은 차로 끝까지 올라갈 수 있어 나같은 귀차니스트에겐 최고였다. 이번 주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에 가려고 했는데 여긴 7km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제주에 금오름 말고 차로 오르는 곳이 두곳 더 있다는데 다음에 도전해 봐야지.

금오름

금오름은 한림에 있어 우리집에선 1시간도 더 걸리는 거리였다. 씽씽쌩쌩 달렸는데도 다섯시 넘어 도착. 

T맵에 금오름이 검색되지 않아서 주소지로 찍고 갔는데, 음.. 도착지라고 알려준 곳은 무슨 축사였다 ㅋㅋㅋㅋ (이동네에 흑돼지 축사가 많음 ㅋㅋ) 우리 눈앞에 있는 저 아이가 금오름 같은데 입구는 어디인가.. 오름을 바라보고 차로 빙빙 돌다가 드디어 발견!! 

차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 올라가는데, 차 한대 겨우 지나가는 좁은 길이라 다른 차 만나면 낭패다. 중간에 두 곳쯤 차 두대 지나가게끔 만들어두었지만, 엄청난 후진스킬로 차를 빼야할 수 있음. 나는 못하겠더라 ㅎㄷㄷ 그리고 사실 길이 좁고 경사가 가팔라 조수석에서 아래 내려다 보는데도 아찔! 운전에 자신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좀 겁날 것 같음.

금오름

저멀리 우리 차가 보인다. 정상에 도착하면 차를 세워놓고 길을 따라 오름을 크게 한바퀴 돌 수 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해서 풍경은 더 멋있었다! 오름이 첫경험이라 더 그랬는지도.. 



금오름



매일 집에 있는 빈이도 신나서 깡총깡총. 중성화 수술한 다음주에 간거라 불쌍하게 빈이는 보호대를 하고 있다. 미용전에 털이 자랄대로 자란 상태라 북슬북슬하고 참 모양새 안나네 ㅋㅋ 그래도 빈이는 예쁘니까♥ 빈아~ 하고 부르니까 막 달려온다. 히히.

금오름

가을 억새가 석양빛 받아서 빛나는데 너무 예쁘더라. 비루한 나의 사진실력이 이렇게 밖에 담아내지 못했지만.

저 아래 분화구에는 물이 고였을 때도 있단다. 오빠가 봄쯤에 왔을 땐, 물이 고여있었다는데 올 여름 제주 가뭄이 너무 심해서 그런가 내가 갔을 땐, 풀이 잔뜩 돋아있었음.


억새


억새 만발 :) 이제는 억새도 끝물이겠네. 아직 서울만큼 춥진 않지만, 올해 안에 오름 하나 더 가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금오름

오랜만에 나오니 신나서 사진 찍으랴, 풍경에 감탄하랴 정신 없었다. 제주의 겨울은 좀 심심하니 내년엔 부지런히 다녀야지라고 결심해 본다 :)

금오름

금오름은 제주 서부지역에 있는데, 서부지역 대표 오름은 새별오름이다. 금오름 오는 길에 그냥 지나쳐왔지만, 금오름의 풍경도 충분히 멋있었다. 게다가 차로 오르는 점은 오름 초보에겐 더할나위 없는 매력. 새별오름의 트래킹만큼은 아닐지라도 사부작사부작 길따라 걸으며 만나는 풍경도 멋있었고, 비양도와 애월 등 제주 서부를 한눈에 내려다보기엔 금오름도 부족함이 없었음 :)


금오름


파노라마로 담아본 풍경. 고즈넉한 시골풍경에 감탄 또 감탄 :) 저 멀리 보이는 섬이 협재-금능 해변 앞의 비양도이다. 클릭하면 완전 큰 사진!


우리가 찾아 헤맨 입구는 이시돌목장과 금악마을 중간 지점쯤에 '검은 오름'이란 표지석이 있으니 참고하시고, 조금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올라가도 되긴 한다. 다만 그럴거면 굳이 금오름에 오는 이유는 없지 않을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