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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야자키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닮았다, "아바타"

by Joa. 2009. 12. 20.
아바타 Avatar (2009)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62 분 |http://www.foxkorea.co.kr/avatar
감독 제임스 카메론
Joa의 한줄평 | 환상적인 CG로 눈길을 사로잡고 던지는 메시지도 분명하니 어찌 좋지 아니하다 하겠는가!

<2012>를 보러가서 아바타 예고편을 봤는데 예고편으로 판단하건데 내게 <아바타>는 그닥 보고싶진 않은 영화였다. 한마디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제로였고 ,예고편의 감상을 짧게 말하자면 우주 전쟁영화 정도?
그런데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첫 번째는 첫날 8만명이 관람했다는 기사를 우연히 봤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팝콘이 먹고 싶고 극장은 가고 싶은데 마땅히 볼만한 영화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보는 내내 와! 와! 하는 탄성을 속으로 얼마나 질렀던지! 안 봤으면 후회할 뻔 했다.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다. 큰 기대 없이 봐서 더 좋았는 지도 모르겠지만(같이 간 친구는 잘 만든 영화이지만 자기 취향은 아니었다며 초반은 다소 지루했다고 했으니 말이다.) 완벽한 CG라거나 꽤 탄탄한 스토리라거나 올해 본 영화에서 괜찮은 영화로 손꼽힐 만큼 좋은 영화였다. 제법 긴 런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으니까.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미야자키 하야오를 존경하며 그의 애니메이션을 즐겨봐서일까? 영화를 보면서 <아바타>가 던지는 메시지나 영상이 어딘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닮았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아바타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리뷰가 있으므로 나는 영화에 대해서 쓰기 보다는 다분히 주관적으로 <아바타>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비교해 보려고 한다.

   닮은 꼴 1: 배경- 판도라 vs 라퓨타  

<타이타닉>에서도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은 완벽한 CG에 있다. 정말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행성 판도라의 모습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고 생경하다. 특히 하늘에 떠있는 섬은 그 동안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법한 것이었는데 실제같이 잘 만들어져 너무 멋있었다.

판도라

라퓨타 이미지는 다음 영화에서 똑같이 가져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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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보시려면 여기 클릭

오른쪽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1986년작 <천공의 성 라퓨타>이다. 사실 라퓨타는 섬이라기 보다 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에 떠 있는 거대한 섬들처럼 공중에 떠 있으며 파라다이스같은 곳이다. 공중에 떠 있다는 사실 외에도 인간세상과는 다른 곳이라는 점에서 판도라와 닮았다.

또, <아바타>에서 인간들이 나비 족을 공격한 것은 그들의 근거지인 영혼의 나무 밑에 있던 언옵티늄이라는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시타를 사람들이 쫓았던 것은 라퓨타로 이끌어주는 비행석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두 영화 모두 인간의 욕심 때문에 공격 받고 상처 받는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 매개체인 '돌'이라는 설정마저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닮은 꼴 2: 캐릭터 설정과 메시지 - 아바타 vs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판도라에 살고 있는 부족 중 하나인 나비족은 파란 피부, 3m가 넘는 신장, 뾰족한 귀, 긴 꼬리를 가졌다. 이들은 동족 및 모든 생명체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삶과 죽음을 비롯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살아간다. 판도라 행성 자체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행성이라 할 수 있는데, 인간은 진보된 과학을 앞세워 그들의 것을 빼앗으려 판도라를 공격하게 된다.
 
 

<아바타>에서 보면 인간도 과학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과학자 집단과 무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군인 집단으로 나뉜다. 과학자 집단에서 만들어 낸 나비족의 아바타는 그들에게 동화되어 협상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입장이다. 사고로 죽어버린 쌍둥이 과학자형을 대신해 아바타를 조종하게 된 제이크 설리는 아바타 중에서도 중심인물이다. 처음에는 퇴역군인(해병)으로써 군인 쪽에 섰었던 그는 나비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점차 인간이 아닌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배우게 되고 결국엔 인간과 대립까지 하게 된다. 

자신의 행성을 지키려는 나비족과 인간으로 살기 위해 그것을 뺏으려는 인간의 대립. 인간의 욕심이 지구를 망가뜨렸으면서 욕심을 채우기 위해 원주민을 몰아내는 과정은 미국이 인디언을 몰아내었던 것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모노노케 히메>를 떠올리게도 했다.

아바타
모노노케 히메

1997년작 <모노노케 히메: 원령공주>는 숲과 산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인간과 그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총에 맞아 재앙신이 되어버린 멧돼지 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아바타에 나비족이 있다면, 모노노케 히메에는 원령공주가 있다. 인간이지만 들개 신인 모로에 의해 자라며 자연의 편에 서 있는 원령공주. 그리고 아바타의 제이크 설리 역은 아시타카와 같다. 재앙신에 대립해 싸운 전사였던 아시타카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멧돼지 신이 재앙신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고 어느 편에 서야할지 갈등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바타>와 가장 닮은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모노노케 히메>라 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여러 애니메이션은 인간과 자연의 대립을 다루고 있기는 한데, 그 중에서도 모노노케 히메는 전반적인 부분에서 참 많이 닮았다.

라퓨타가 나온 때로부터는 벌써 23년이, 모노노케 히메부터라고 해도 12년이 지났다.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메시지와 설정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그 영화가 흥행을 하게 된다니 어쩌면 사람의 상상력은 거기서 거기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때는 만화로나 가능했던 것이 이제는 생생하게 실제처럼 그려져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대립,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라는 주제는 사람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되는 화두일 게다. 얼마 전 재미있게 보았던 <2012>부터 <아바타>까지 최근 헐리우드 영화는 우리에게 경고하는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아바타는 자연의 것을 최소한으로 뺏으면서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여러가지 고민이 드는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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