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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p y r i g h t ⓒ J o a/참좋은 커피집

[홍대/카페] 비밀얘기 하기 좋은 다락방같은 아늑함, SEMO CAFE

by Joa. 2009. 11. 3.
지난 여름, 11번가 CM을 찍으러 2NE1이 홍대에 나타났다며 텔존과 판에 사진이 뜬 적 있었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홍대의 거리와 다르게 그냥 골목길 같아 보이던 바로 이 곳! 여기는 홍대를 끼고 있는 골목길 담벼락이다. 이 CM이 한창 방송을 탈 즈음, 저 골목의 카페에 다녀왔던 나는 혼자서 반가워했었는데- 그게 벌써 몇 달이나 지났다. 이제서야 뒤늦게 올려보는 그 CM 속 골목의 예쁜 카페, "세모".
홍대 정문을 등지고 왼쪽으로 난 작은 골목을 따라가면 홍대 건물을 낀 길이 있다. 이 골목엔 대부분이 주택이지만, 드문드문 주택 1층에 자그마한 카페들이 숨어 있다. 골목 자체가 홍대의 메인 스트리트가 아니고 좁은 길이라 조용해서 좋은 곳 : )
세모 카페도 그런 작은 카페 중의 하나다. 2층으로 이루어졌지만 공간이 넓지 않아 한 층에 테이블이 네다섯개가 될까말까하다. 많은 테이블보다 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원목으로 된(혹은 원목스타일의) 책장인데, 책이 자유롭게 꽂혀있어서 카페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작업공간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홍대의 카페들이 그러하듯 미대를 나오신 분이 운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놓여진 조형품이나 인테리어, 가구 센스가 완전히 내 취향! 공부를 해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은- 안락한 공간이다.
나는 2층에 앉았는데 1층에서 흰 계단을 타고 빙빙 돌아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1층은 소파베드도 있고 의자도 좀 더 폭신해보였지만 아무래도 카운터가 있고 유리창을 통해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눈 마주칠 위험이 있어서 비밀스러운 느낌, 혼자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면 2층 추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켜놓고 책장에서 미술 잡지 하나를 뽑아 들었다. (지금은 겨울인데, 무려 여름옷;) 일러스트레이션북인 줄 알고 꺼내든 잡지는 미술품 경매 관련 잡지였더라는. 가격을 보면서 우와우와- 혼자서 탄성만 지르고.
1층은 이렇게 큰 창으로 밖에서 바로 내다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이라 부담스러움은 덜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세모 카페 입구. 마감이 덜 된듯한 콘크리트 벽마저 예쁘게 느껴지는 곳.
커피맛도 나쁘지 않고,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 ) 주문하면 테이블로 가져다 준다. 가격대도 무난.
저녁을 먹으러 밖에 나왔을 땐 어느새 해가 져서 어둑어둑 해졌다. 밖에서 바라보는 세모 카페의 풍경이 예쁘게 꾸며진 누군가의 방 같아서 다시 들어가고 싶게 만들었다. 나중에 나도 혼자 살게되면 이렇게 멋지게 살리라!
세모카페 맞은편 벽에는 카페에서 쏘는 조명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 ) 주인분이 저스틴 팀버레이크 팬이신지, 아니면 미대의 어느 분이 실험정신을 발휘해서 쏘는 것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름 재미있었다. 시립미술관에서 봤던 Light Wall도 생각나고.

시끄럽고 흥겹고 젊고 톡톡 튀는 그런 것도 홍대의 느낌이겠지만, 나에게는 벽에 그려진 알록달록한 벽화와 이런 소소한 것들이 오히려 홍대를 더 홍대답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홍대-

(Tip) 세모카페 찾아가는 길
홍대 정문을 바라보고는 우측으로 난 작은 골목길로 들어가서 담벼락을 따라 걷다보면 세모카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