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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미 이프유캔(Catch me if you can- 도망자)과 소셜네트워크게임

by Joa. 2010. 2. 21.
올해 IT쪽의 화두는 모바일(아이폰으로 본격 불이 붙은 스마트폰 관련)과 소셜네트워크게임인 것 같다.

모바일이야 아이폰이 들어오니 마니 하던 작년 여름 이후부터 지도와 함께 부각된 주제이기는 한데 안드로이드폰도 들어오고 스마트폰 시장이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조차 사용하지 않다보니 모바일에 관해서는 관심은 있지만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번엔 최근 관심 갖게 된 소셜네트워크게임(이하 소셜게임)에 대해 짧게 얘기해보려고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Zynga를 비롯해 소셜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엄청난 가격에 구글 등에 팔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던 소셜게임은 국내에서는 작년 9월 네이트 앱스토어가 문을 열며 사람들에게 다가섰다. (@싸이월드·네이트, 시작 페이지 통합, 블로터닷넷 2009-09-30) 그런데 주변에서 앱스토어 게임을 한다는 사람을 거의 못봤고 나름 IT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인 나도 단 두 개만 하루 플레이해봤을 뿐이라 잘되고 있는건가 의문스러웠다. 그리고 SK컴즈의 개방 정책에 대해선 이미 씁쓸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선입견이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꾸준히 네이트 앱스토어의 성과를 알리는 기사가 쏟아져나왔고 (@네이트 앱스토어, 두 달만에 100만 돌파, 디지털데일리 2009-11-26/ @SK컴즈 "네이트 앱스토어 매출 1억 돌파", 아시아투데이 2010-02-01) 반신반의 하면서도 잘되고 있나보다 싶었는데 요즘 많은 IT 파워블로거분들이 소셜게임, 소셜게임 하며 글을 쓰시고 네이버도 5월에 소셜 앱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니(@네이버, 소셜애플리케이션 사업 본격 시작, 디지털데일리 2010-01-15) 올해 대세가 맞다는 결론이 들었다. 네이트 앱스토어의 성과를 떠나서.

때마침 우리회사에서도 소셜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라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요즘 네이트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중독성있고 재미있는 게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요즘 제일 열심히 플레이하는 '캐치미 이프유캔'을 소개한다.


일단 이 게임은 추격자가 되어 도망자들을 잡거나 도망자가 되어 추격자를 피해 미션을 클리어하는 형태이므로 처음에는 한 캐릭터를 선택해야 한다. 추격자는 도망자에 비해 어려운 편이고 힌트를 찾으러 다니는 과정이 좀 귀찮아 도망자 쪽을 더 좋아하지만, 두 캐릭터 레벨을 맞추고 싶어서 번갈아가며 플레이하고 있다.

도망자로 플레이할 때를 캡쳐한지라 다음에 기회되면 추격자 쪽을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하고, 일단은 도망자로 소개.


도망자가 되면 추격자를 피해 1시간 동안 도망다니거나 6개의 주어진 미션을 클리어하면 된다. 대부분의 소셜게임이 그러하듯이 게임 속 시간은 현실과 같은 리얼 타임이다. 따라서 플레이시간이 게임당 최대 1시간까지 길어질 수 있어 짧게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지루하거나 답답할 수 있다.

도망자를 선택하면 일단 아무 도시로 이동해야 미션을 받게 된다. 경비절감을 위해 가장 가까운 도시로 이동하는 게 좋다. 미션은 주어진 도시와 건물 키워드를 보고 그 나라의 해당 건물을 찾아가 퀴즈를 푸는 것이다. 2번에서 보듯 도시 힌트가 쉬운 경우도 있지만 1번에서처럼 딱 보고 떠오르지 않을 때도 많아 검색을 하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족보를 구해서 풀게 된다. 사실 족보 없이 하는 게 정석인데 검색에도 한계가 있고 일단 쫓거나 쫓기는 게임이다 보니 빠른 검색이 필요하다. 이 게임이 은근히 인기가 있는지 발 빠른 블로거들이 공유의 힘을 발휘해 족보로 정리해둔 경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네티즌 최고.


키워드를 보고 나라로 이동하면 제일 처음 도착한 도시의 간략한 정보가 나온다. 게임을 하다보면 불필요해보이는 창이긴 한데 나름 교육적인 게임컨텐츠로 생각될 수 있어 개발사입장에선 매력적이라고 봤을지도. 그리고 각 도시의 건물은 미니게임을 할 수 있는 건물과(Library는 타자게임, Parking은 주차게임 등) 각 특성에 맞는 퀴즈를 풀 수 있는 건물로(Book은 책 관련, Cafe는 차나 제과 관련 등) 나뉜다. 문제는 가끔 상식선으로 풀 수 있거나 쉬운 문제도 있지만, 경험상 대부분은 모르는 문제였다. 하다 보면 중복 질문을 볼 수 있어 쉬워지리라 생각되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여러 나라를 이동해야하므로 경비가 필요하다. 돈 아낀다고 비행기 대신 배를 이용할 때도 있는데 근거리라 비행기와 시간이 비슷하지 않다면 가급적 비행기 이상을 택해야 한다. 레벨이 높은 사람들은 풍족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동 수단 아이템을 구입해 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잡힐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 게다가 리얼타임이다보니 이동시간이 길수록 게임이 지루해진다.

각 도시에 도착해서도 추격을 피하려면 빨리 문제를 풀고 이동해야하므로 미니게임을 할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면 금세 자금이 바닥나는데, 도토리 결제를 하고 싶지 않다면 이동 중 미니게임을 꼭 즐길 것! 헥사와 비슷한 룰이지만 무조건 많이 맞추기보다 블럭을 맞춰 노란색으로 시간 내에 다 바꾸면 50불을 추가로 얹어주니 빠르게 중복없이 맞추는 게 중요.

이동할 때는 다음에 갈 도시의 루트를 가까운 순으로 미리 짜놓고 각 도시에 도착하면 가게 될 건물을 미리 외워두는 것도 중요하다.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야 유리해지기때문에. 이런 과정을 거쳐 6개의 조각을 다 모으면 수집품이 주어지며 미션 클리어! 만약 도중에 추격자에게 잡히면 2,000불을 빼앗긴다.

추격자의 경우에도 전체적인 룰은 비슷하다. 다만 도망자는 미션 수행을 위해 가야할 곳도 정해지고 문제만 풀고 사라지면 되지만 추격자는 특정 도시의 건물에서 퀴즈를 푼 뒤에 도망자의 위치에 대한 힌트를 받고 도망자를 쫓게 된다. 힌트가 애매한 경우도 있어(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에 있어요와 같이) 여러번 풀고 이동하고 하다 보면 도망자는 이미 다른 도시에! 족보를 이용하거나 고레벨의 도망자는 정말 잡기 힘들다. 도망자에 비해 이동자금도 많이 부족하므로 이동시 게임은 꼭 즐기고 자금이 부족할 것 같으면 미니게임도 틈틈히 해둬야 한다.


여기까지 간단한 게임설명을 했는데 앱스토어의 다른 게임에서도 느꼈지만, '소셜게임'이기엔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게임들이 많았다. 소셜게임이 기존에 가진(혹은 만들어 갈) 관계를 바탕으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대부분의 게임들은 혼자서 즐겨도 무방한 게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캐치미 이프유캔은 쫓고 쫓긴다는 설정이 있어 그 부분이 조금 상쇄되는 듯 했지만 그래도 기존에 내가 가진 관계(싸이월드의 일촌) 없이도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어 모자라단 느낌.

캐치미 이프유캔이 현재 일촌들과 엮어낸 부분이라면 캐릭터 선정 후 쫓고 쫓길 때, 일촌리스트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이동 시 미니게임에서 현재 내 일촌 중 이 게임을 즐길 사람수만큼 펀치를 제공한다는 점, 일촌들의 랭킹을 표시한다는 점, 같이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이동 시 일촌을 초대할 수 있다는 점 정도인데 굳이 일촌들과 게임을 함께하고 싶은 생각까지 연결되지 않아 아쉬웠다.

소셜게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팜류(네이트 앱스토어에서는 햇빛목장해피가든, 페이스북의 팜빌 등)는 게임을 플레이중인 일촌들의 농장에 찾아가 해충을 놓거나 물을 주는 등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요소가 있고, 런어웨이는 네이트 앱스토어 게임 중 소셜 요소를 잘 살렸다 보이는데 하루에 제한된 게임 플레이 횟수를 일촌들이 서로 코인팩을 선물해줌으로써 늘리거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촌이 많을수록 에너지가 늘어나는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즉, 혼자서 게임을 즐기기보다 함께 하면 더 재밌는 게임이 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소셜게임의 진면목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게임들은 아직 많았고, 대부분 그냥 일촌의 랭킹을 보여주거나 초대하는 정도, 혹은 힌트를 늘려주는 등에 그쳐 관계의 메리트를 느끼기가 힘들었다. 이런 부분에서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오랜만에 IT쪽 폴더에 글 쓰는데 이건 뭐 게임 소개였다가 소셜네트워크게임 얘기 했다가 요점도 재미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게임과 퀴즈를 좋아한다면 캐치미 이프유캔은 한 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단, 플래시로 만들어졌는데 좀 무거운 편이라 메모리도 많이 잡아먹고 컴퓨터 사양이 느리다면 몹시 갑갑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초기시장이니만큼 앞으로 더 좋은 게임과 환경이 만들어질거라 생각된다. 지난 주에 다녀온 소셜게임 컨퍼런스에서 고슴도치플러스에서 나온 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소셜게임은 아이디어 만으로 승부 가능한 시장이라고. 국내에서는 포털의 기세에 눌려 벤처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지만, 아직 소셜게임은 기회가 있다는 얘기. 부디 좋은 아이디어와 컨텐츠로 승승장구하는 개발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