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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 i n k a b o u t/Web&Mobile

지금은 부족하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네이트 시맨틱 검색

by Joa. 2009. 11. 24.
처음 시맨틱이라는 말을 알게된 것은 <시맨틱 웹>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2006년에 한참 웹기획 관련 도서를 읽으며 보게 된 책인데 당시에는 온톨로지니 시맨틱이니 RSS니 모든 개념이 너무 생소해서 그냥 훑어보듯 읽었더랬다. 덕분에 시맨틱 웹이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지는 모르고 그냥 컴퓨터가 단어에 대해 이해하고 적당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 정도로 어렴풋이 개념만 가지고 있었다. 저 책이 나온 것이 2006년 1월이니 벌써 근 3년이 흘렀고 지금은 꽤 상용화된 기술이기도 하련만, 여전히 나는 컴퓨터가 의미를 분석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부터 드니 어쩌면 내가 시맨틱에 대해 너무 어렵게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MS의 빙(Bing), 네이트의 시맨틱 검색, 네이버랩의 시맨틱 영화 검색, 큐로보 등.. 시맨틱 웹을 표방하는 검색 서비스가 여럿 있지만 그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바로 네이트이다. 네이트는 지난 9월 30일에 싸이월드와 네이트의 초기화면을 병합하면서 검색실험실의 시맨틱 검색을 당당히 공개했고, 지식검색의 신뢰도가 낮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기사로 내더니 최근에는 검색 탐구생활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Bing이 공개되고 한참 블로거들 사이에서 빙에 관한 포스트가 쏟아져 나올 때, 대체 뭐길래? 하고 빙을 잠깐 써봤었는데 그다지 매력적인 부분을 찾지 못했다. 시맨틱 웹이라며 왼편에 보여주는 관련 검색어는 썩 유용하지 않았고, 기존 포털의 연관 검색 기능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뒷단의 세부 기술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나마 빙의 강점으로 보이는 이미지 검색의 다양한 분류(크기, 색상, 레이아웃 등으로 세부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는 이미 MSN의 검색에서 보았던 기능이라 새롭지 않았다. 당시 빙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었던 것은 별도의 성인 인증 절차 없이 필터링이 거의 되지 않은 성인컨텐츠(동영상)을 보여준다는 점이었는데, 지금은 동영상 검색이 되지 않는 상태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에게 있어 빙은 서비스가 시작했을 때, 호기심에 몇 번 둘러봤을 뿐 찾지 않는 사이트가 되었다.

네이트 시맨틱 검색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몇 번 사용은 해봤지만 네이트에서 저렇게 공격적인 행보를 보임에도 별로 흥미가 없었다. 나름대로 웹 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 거여서 검색은 주로 네이버를 이용하다보니 굳이 네이트 시맨틱 검색을 쓸 이유가 없어서였다. 몇 번 사용해 본 이유는 네이버랩의 시맨틱 영화검색은 공개되어있는 서비스가 아니고 빙은 시맨틱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으니 알 길이 없었는데 당당하게 '시맨틱'이라는 말을 붙여서 나온 서비스라니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맨틱 검색이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하진 않았지만, 컴퓨터가 단어를 분석하고 이해한다니 솔직히 신기한 기술이다!라는게 내 감상이었고, 과연 네이트가 그걸 어떻게 풀어냈길래 시맨틱 검색이라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써보고 나니 어라? 이게 뭐야? 라는 느낌.


역시 내가 시맨틱 웹을 너무 대단한 것으로 생각했었나보다. 네이트 뿐 아니라 위에서 이야기한 네이버 시맨틱 영화검색도, 빙도 모두 시맨틱 기술을 적용했다고 하나 네이트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이용자가 그 단어를 통해 알고자 하는 여러가지 결과를 여러가지 분류로 나누어 제시하고 그 것을 통해서 좀 더 쉽게 결과를 찾도록 도와주는 정도랄까? 하기사 주어진 데이터가 단순한 단어 하나라면 컴퓨터가 제시할 수 있는 결과도 한정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네이트 시맨틱 검색은 디자인적으로 볼 때, 보여지는 방식이 매우 참신하며 통합검색과 달리 광고 없이 관련된 검색 내용을 한 눈에 보기 좋게 펼쳐주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맨틱 주제분류 영역에서 좌측 분류는 영역 내에서 마우스 휠로 이동 가능하거나 스크롤바가 생성되는 편이 좀 더 편리할 것 같다. 체게베라나 스노우보드같이 시맨틱 검색 분류가 다양하게 제공되는 경우, 마우스로 하나하나 클릭해서 봐야하는데 어떤 내용이 제공되는지를 쉽게 볼 수 없어 불편했다. 그리고, 검색결과페이지 영역이 좁아 답답해 보였다. 우측의 이슈 타임라인과 컨텐츠, 멀티미디어 정보 영역이 오히려 불필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실 특정 검색어에 대해 1년간의 동향을 보여준다는 이슈 타임라인은 네이트 시맨틱 검색에서 나름 강점으로 생각하는 기능인 것 같으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기능을 살펴보면, 네이트 시맨틱 검색은 검색어에 대해 여러가지 주제어 분류를 제공한다. '스노우보드'로 검색할 경우, 장비종류, 제작정보, 장점, 설명, 가격 등 주제어를 제공하며(최대 50개) 클릭했을 때, 우측으로 결과값을 표시한다. '스노우보드'는 검색결과의 문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2PM'으로 검색했을 때는 우측 결과값이 단어로 정렬되어 간단한 내용을 찾을 경우, 상세 결과페이지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다.

다만, 네이트의 시맨틱 검색이 거창하게 시맨틱이라고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개인적으로 네이트 시맨틱 검색은 플래시 UI를 사용해서 좀 더 예쁘게 다듬어진 연관검색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빙을 사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기존의 연관검색어와 다를 바가 없는데 굳이 시맨틱이라는 말을 붙여야 했을까? 내가 잘 몰라서 시맨틱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거나 혹은 서비스를 깊이 있게 사용해보지 않아 그러는 것일지 모르겠으나 이런 기술이 시맨틱이라면 이미 우리는 예전부터 시맨틱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주제어에 따라 검색 결과값이 표시되다 보니 관련된 내용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어려운) 경우, 검색 결과가 많지 않아 불편했다. 또, 통합검색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주제 분류를 먼저 찾고 후에 검색결과를 확인해야하는 게 오히려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시맨틱 주제 분류에 따라 분류된 내용이더라도 여러 페이지를 확인하다보면 관련 주제와 연관성이 적어보이는데도 여러 주제 분류어를 확인할 때마다 계속 같은 검색 결과가 보여져 검색품질에 의문이 들었다. 시맨틱 검색은 검색 빈도가 높고 다양한 분류가 가능한 단어에 대해서 간단하게 검색하기에는 유용하나 깊이있는 내용을 검색하기에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네이트 시맨틱 검색에 대해 좋지못한 평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네이트 시맨틱 검색이 잘 될 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은 다른 포털에서 제공하는 연관검색어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유명인 검색 등에서 보이는 탁월한 검색결과를 보면 앞으로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며칠전 네이트는 시맨틱 검색으로 검색 쿼리가 대폭 증가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지금으로서는 검색에 있어 네이버나 다음을 따라잡기가 쉬워보이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속 진행한다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모든 포털이 가장 핵심으로 두는 서비스인 검색, 더욱 흥미진진해질 세 포털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