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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o n V o y a g e/호주+싱가포르+중국

[프레이저아일랜드] 엘라이크릭과 마헤노

by Joa. 2009. 4. 5.
  F R A S E R     I S L A N D (1)  

시드니에서 "피터팬"이라는 투어를 이용해 프레이저아일랜드 2박 3일 투어를 예약했다. 호주 17박 18일 여행 중 프레이저 아일랜드와 요트세일링 두 개의 투어상품을 미리 예약해두었는데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었다. 여행 시작부터 무척이나 설레게 했던 첫번째 투어!

세계 최대의 모래섬-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의 2박 3일 야영 XD 호주에서 꼭 가봐야 할 곳 7군데에 포함되는 프레이저 아일랜드에 가기 위해서는 허비베이나 레인보우 비치를 통해 갈수 있다. 우리의 투어상품은 레인보우 비치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브리즈번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레인보우비치로 이동했다.

버스는 아침에 출발해 레인보우비치에는 오후 3시 반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거진 일곱시 반의 일정. 버스를 타고 달릴 때마다 정말 호주가 넓긴 넓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프레이저 아일랜드 투어를 떠나려면 반드시 출발일 전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야 하는데, 이 때 같이 가는 팀을 짜고 준비해야 할 사항과 주의사항에 대한 비디오를 본다. 오리엔테이션이 4시여서 늦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시간 내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체크인 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팀을 짜고 보니.. 맙소사! 우리가 투어를 예약한 곳이 외국여행사다 보니 모두 외국인 뿐. 우리 팀 외에도 총 6팀이 같이 출발하는데 (한 팀당 9~10명쯤) 그 모든 인원을 통틀어 동양인 조차 없었다. 앞날이 매우매우 걱정되는구나... 우리 팀에는 독일여자애 3명, 서로 친구인 영국 여자 하나와 남자 넷, 나와 내 친구까지 총 열명!

어쨌든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드디어 프레이저 아일랜드로 GoGo-
그렇게, 다소 불안한 마음을 안고 투어는 시작되었다 :-)

@ Rainbow Beach

레인보우비치의 백팩에서 4륜구동 차를 타고 부릉부릉 달려 프레이저 섬으로 들어가는 배에 탄다. 약 십 분 안되게 배를 타면 배는 우리와 자동차를 프레이저 섬에 내려준다. 섬에 도착하면 이제부터는 2박 3일간 우리들의 야영 시작!


@ Frase Island

브리즈번까지는 날이 흐려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프레이저에 도착해서는 날이 좋았다. 맑고 더운 날씨. 비오는 날씨만 마주하다보니 아무리 더워도 이런 맑은 날씨가 고맙기만 하다.


Camping Car

이게 바로 우리와 2박 3일을 함께 할 차 +_+! 차 지붕에는 아이스박스에 고기며 야채며 우리가 먹을 음식이 있고 그 밖에도 식빵, 식기구, 버너, 텐트 등 여러가지 물건이 올려져 있다. 이 짐을 싸는 것부터 내리고 뭐하고 전부 팀원들끼리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차내는 의자가 양 옆으로 주루룩 놓여있어서 거기에 총총 앉아서 간다. 팀원이 많기 때문에 자리는 비좁지만 그래도 기분은 최고~


Camping Car

나는 면허가 아예 없어서 운전을 내내 못한지라 팀원에게 조금 미안했다. 외국애들의 경우 여자든 남자든 대부분 면허를 가지고 있어서 운전을 잘 한다. 어찌나 대단해 보이던지... 날은 덥고 당연하게도 에어컨은 없기 때문에 창문을 열고 달려야 하는데, 차 안은 푹푹 찌지만 그래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닷바람은 제법 선선해서 참을만 하다.

한참 해변가를 달리다가 Eurong에 들러 take away food를 사먹었다. 그러고보니 백팩에서 출발전에 아침 간단히 먹고 아무 것도 못먹었네. Eurong에는 숙박용 리조트도 있고 식당과 상점이 있다. 편안한 잠자리가 사실 조금 부러웠지만 그래도 캠핑이 좋아! 라고 억지로 다독이고 다시 부릉부릉))

@ Eli Creek

그리고 도착한 곳은 eli creek이었다. 동쪽 해안 가까이에 있는 가장 크고 맑은 물이 흐르는 협곡인데 물이 깊지 않아 물놀기하기 좋다.
물놀이 하자며 신나서 영국애들과 독일애들은 훌렁훌렁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뛰어들어가는데 나와 친구는 부끄럽고 날도 덥고 짜증나고 재미없고 수영도 하기 싫어서 그냥 차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친절한 영국애가 와서 굉장히 멋있다고 가보라고 하길래 나시에 반바지를 입은채 찰방찰방 사진을 찍으러 갔다.


@ Eli Creek

사진을 찍고 돌아와보니 애들이 빵이며 야채로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게 아닌가! 나쁜 것들.. 같이 먹지. 그래서 우리도 달라고 해서 모래 위에서 양상추며 베이컨이며 토마토를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어먹었다. 뭔가 모래가 씹히는 느낌이지만 캠핑이란 이런거 아니겠니. 다 먹고 설거지조차 흐르는 바닷물에 휘적휘적 씻는게 전부. 셀프 드라이브 투어는 즐겁고 재미있지만 다소 불편한 점도 감수해야만 한다; 야영에 많은 것을 바라지 말지어다!


The Maheno

엘라이 크릭을 나와서 다시 차를 타고 달리다 도착한 마헤노. 이건 오래된 난파선이다. 나름 뭐 역사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사실 보니 허름하고 꼭 유령이라도 튀어나올법한 허물어진 배일 뿐이었다. 왜 이 마헤노가 투어용 지도에도 필수코스처럼 넣어져있는지 다만 신기할 뿐.


The Maheno

사실 우리는 운전도 못하고 영어도 잘 못하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애들이 가자는대로 같이 갈 뿐이었다. 지도를 보고 행선지를 정해서 Go! 라고 외칠 정도로 리더쉽이 강하지도 않고 뭐 그냥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마음. 다니다보니 운전을 하는 영국애들 5명이 거의 주도하는 스타일이 됐다.


The Maheno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도 일단 도착했으니 단체사진 정도는 찍어야겠지? 우리의 팀원을 소개합니다! 제일 왼쪽부터 새침떼기 독일애 1, 싸가지 독일애 2, 나, 친구, 코미디언 영국애 1,친절한 영국애 2, 카리스마 영국애 3, 듬직한 영국애 4, 착한 독일애 3, 사진찍는 착한 히피족 영국애 5. 이렇게 총 10명이로군요! (투어 내내 서로 이름을 묻고 말하고 몇 번이나 했는데 계속 잊어버렸다는;;)


@ Fraser Island

어느새 해가 진다. 백팩에서 아침일찍 짐을 챙겨 출발하고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해가 지네. 더 깜깜해지기 전에 얼른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쳐야 한다. 해 지면 낭패~


@ Fraser Island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 섬 안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도 있지만 오늘은 그냥 해변가에 있는 평평한 곳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투어팀들도 비슷한 코스로 달려서 그런지 이 곳에서 모든 팀을 다 만났다. 어떤 팀들은 서로 조인해서 같이 식사를 하고 음악을 틀어놓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벌써 난리가 났다. 다소 늦은 편인 우리는 부랴부랴 텐트를 치기 시작.

초등학교 걸스카웃 이래 텐트는 처음 쳐본다. 거기다 날은 어두워지지, 텐트라곤 쳐본 적도 없는 친구와 둘이 낑낑대면서 어떻게 저떻게 텐트 완성 (....). 우리 텐트엔 나랑 내 친구 둘이 잔다. 저녁은 영국애들이 준비한 맛을 알 수 없는 스튜와 토스트, 삶은 계란. 얻어먹는게 어디야~ 싶어서 억지로 먹었다. 이걸 안먹으면 내일 못버틸 것 같다.

저녁 후엔 독일애들이 가져온 보드게임을 했는데 영어로 대충 설명 알아듣고 한 판 했지만 너무 재미가 없어서 금방 판을 접고 다같이 불을 피워놓고 조금 이야기를 했지만, 이미 서로서로 친구인 탓에 끼리끼리 노는게 훨씬 편했다. 사이 좋아보이는 다른 팀이 부럽기도 하고, 영어가 짧은 우리가 안타깝기도 하고... 여하튼 이렇게 무사히 하루가 가는 구나. 내일은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