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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아일랜드] 지상낙원 맥켄지 호수

by Joa. 2009. 4. 14.

  F R A S E R     I S L A N D (3)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 가장 좋았던 걸 꼽으라면 맥켄지호수에서의 수영을 꼽겠다.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바다에서는 수영을 할 수 없지만 크고 예쁜 호수에서 수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아쉽지는 않다. 자연이 준 선물은 이렇게 반반, 정말 공평하구나!

맥켄지호수는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어떤 호수보다 아름답다. 내가 알기로는 3개의 호수가 있는데 그 중 우리는 두 호수 밖에 못갔지만 맥켄지가 비교도 못할 만큼 훨씬 멋있었다. 정말 지상낙원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아름다운 호수. 수영을 하기에 딱 좋을 만큼 너무 차지 않은 온도와 파랗고 맑고 깨끗한 물, 희고 고운 모래. 맥켄지 만세!

@ Lake Mckenzie

산길을 구불구불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는 이미 제법 많은 차들이 있었다. 다들 어디서 나온건지 신기할 정도! 타월과 몇 가지 소지품을 챙겨들고 나무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호수로 내려갔다. 날이 너무 덥고 지친 상태여서 호수에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 신난 우리의 발걸음은 절로 빨라진다.

@ Lake Mckenzie

호수에 도착하자마자 꺅! 소리가 날 정도로 아름다워 정말이지 물에 얼른 들어가고 싶었다. 생각보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모두들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모습. 아, 나도 들어가고 싶다. 이미 우리와 함께 온 영국애들과 독일애들은 물놀이를 하느라 바쁘다.

@ Lake Mckenzie

하지만, 사람도 많은데 비키니를 입고 물에 들어가는게 어찌나 민망하던지. 정작 사람들은 우리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데 말이다. 쉽게 옷을 벗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디안 헤드에서 보았던 한국투어팀을 또 만났기 때문이다. 모두 거의 벗다시피한 이 곳에서도 탈까 싶어 타월을 두르고 긴 옷을 입곤 물에 들어갈 생각도 안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우리 또래의 한국 남자애들까지 만나고 나니 의식하게 되는걸 어째;;

@ Lake Mckenzie

그러나 이 곳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지! 결국 훌렁 옷을 벗고 물에 퐁당! 너무 맑고 깨끗한 물이라 내가 들어가는 것조차 미안할 지경이었다. 이렇게 천국 같은데.. 만약 부끄럽다고 안들어왔다면 평생 후회했을 거다. 게다가 비록 이틀째지만 야영하느라고 몸을 씻지 못했으니 그 찝찝함이란;; 당연히 물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아아, 이 곳이 천국이구나아.

@ Lake Mckenzie

하얗고 고운 모래는 손으로 퍼올리면 마치 밀가루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감촉이 진짜 좋다. 거기다 물은 얼마나 맑고 파란지. 이게 과연 물인가 싶을 정도.

@ Lake Mckenzie

호수가 제법 크기 때문에 이게 호수인지 강인지 헷갈릴 정도다. 수영을 하다가 쉬다가 이 곳에서의 시간을 여유롭고 행복하게 즐기는 중.

@ Lake Mckenzie

쉬다가 만난 하트 구름! 무엇인들 예뻐보이지 않을 쏘냐! 맥켄지 최고최고 만만세다.

@ Lake Mckenzie

이렇게나 물이 맑다. 모래도 희고 곱고. 왼쪽이 나의 모습. 좀더 S라인을 만들걸 그랬나? 

우리는 수영을 하다 쉬다 산책도 즐기고 어느새 부끄러웠던 마음은 없어지고 즐겁기만 했다. 아까 가져온 사과도 한 입 베어물고. 외국애들은 신나서 일광욕을 즐긴다. 나는 덥고 뜨거워 물에 자꾸만 들락날락하는데.. 대단하다. 얘들아, 호주 자외선 강하니 적당히 하렴~

맥켄지 호수에서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정말이지 이 곳을 나가기 싫었지만 오늘은 샤워시설을 갖춘 캠핑장에서 밤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서야 했다. 잘 있어~ 내일은 다른 호수에 꼭 가자고 약속약속. 자아, 이제 캠핑장 가서 바비큐해먹자! 맥켄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