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비 어프레이드 - 어둠 속의 속삭임(2011)
공포, 스릴러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99 분 | 개봉 2011-08-25 | 감독: 트로이 닉시 | 제작: 길예르모 델 토로 Joa의 40자평 | 답답한 전개에 보는 내내 씩씩거려야 하는 뒷맛 찝찝한 영화. 지루한 잔혹동화 한 편.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는 보지 못했지만, <헬보이> 시리즈와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을 통해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다. (오퍼나지는 제작에 참여함) 그림동화가 가진 암울한 매력을 영화 속에 환상적인 비주얼로 담아내는 그의 능력이 참 좋았다. 뭐 재미있는 공포 영화 없을까 찾던 중, 그가 제작에 깊이 참여했고 아트디렉터 출신 감독인 트로이 닉시가 만들어 낸 <돈 비 어프레이드- 어둠속의 속삭임>을 알게 됐다. 두 비쥬얼리스트의 만남이라니! 영화에 대한 기대감 최고! |
그동안 길예르모 델 토로가 보여주었던 영상과 비슷하게 음울하면서도 어딘가 신비롭고 매력적인 비쥬얼이 이 영화에서도 느껴진다. 인트로도 꽤 인상적이고. 뛰어난 화가의 집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다소 와닿지 않는 이빨요정이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의 이를 뽑으면 지붕에 던지고 까치에게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이런 노래를 부르는 풍습이 있다면 서양에서는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두고 자면 이빨요정이 와서 헌 이 대신 돈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 이빨요정을 그리는데 다만 '요정' 이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는 괴물로 그려진다는 점이 영화의 새로운 부분이다. 잔혹동화에도 들어맞고.
영화의 구심점은 바로 이 어린 소녀인데, 연기를 참 맛깔스럽게 해서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어 내고 있다. 영악하고 겁 없고 당돌한 아이의 캐릭터를 무척 잘 그려냈다.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에게 쫓겨나다시피해서 아빠랑 살게 된 샐리는 자신의 그런 처지를 알고 삐뚤게 대한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엇나간 샐리는 들어가지 말라는 지하실을 찾아내고, 거기서 이빨요정을 만난다. 외로웠던 샐리는 이빨요정과 친구가 되려 하지만, 요정일줄 알았던 존재가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망가려 애쓴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질 않는데. 영화는 이런 내용으로 거의 후반부까지 끌고 간다. 어른들이 진실을 알게 될듯 모를듯, 아이는 괴물을 물리칠 수 있을듯 아닐듯.. 계속되는 답답한 전개로 초반부의 기대감은 점차 짜증으로 변해간다.
결국 아이의 부모가 아닌 제 3자, 아빠의 애인 킴이 진실을 알게 되면서 아빠조차 신경쓰지 않는 아이를 구하려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그 사투 조차 너무 지루했다. 주인공들이 마치 생각 없는 존재들처럼 조금만 생각하면 요정이든 괴물이든 금방 처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부러 져주기라도 하는 듯이 계속 요정에게 당하기만 하고. 아빠라는 사람은 대체 뭘하는 것인지 모르겠고.
이미 괴물의 존재도, 퇴치할 수 있는 방법도 전부 밝혀졌는데 아무 것도 못한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자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을 정도 였다. 게다가 영화 말미에 나타난 아빠와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는 뻔뻔함까지 느껴질 정도.
나름대로 이 영화에 좋은 평가를 준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마지막의 반전이 좋았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건 반전이라고 할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이 영화에서 좋았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비주얼적인 것 외엔 전혀 없었다. 보는 내내 속 터지고 보고 나니 찝찝한 실망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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