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자>에 가게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12월의 마지막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났는데, 퇴근길에 심심할까 집어든 M25에서 사자를 소개했던 거다. 우리들의 아지트인 홍대, 게다가 우리가 좋아하는 샹그리아. 그런 우연으로 사자를 처음 찾게 됐다. |
고백하자면, M25에서 보기는 했지만 샹그리아를 마시러 스테레오로 가던 길이었다. 매번 다니던 길이 아닌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는데 <사자>가 있었다. 아까 M25에서 본 곳이네? 생각했는데, 마침 우리가 지나쳤을 때 가게 문을 열고 있었다. 만약에 스테레오가 문을 닫으면 여길 오자- |
사실 매번 다니던 큰 길가가 아니여서 그랬지, 사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가게 앞에 늘어선 와인병들, 노오란 문, 어라? 하고 눈을 잡아끌기엔 충분한 곳이었기 때문에. 만약 이 날, 스테레오에 갔더라도 나중에 한번쯤은 찾았을지도 모른다. |
결국 스테레오가 문을 닫아서 사자를 찾았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첫손님이라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M25에서 소개했듯이 사자는 다소 이국적인 분위기였다. 마치 인도에서 가져온 듯한 천이 커튼처럼 휘감겨있고 창틀에 매달린 장식이 왠지 동양적이다. |
아직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연말이라 창틀에 놓인 눈사람 인형이 앙증 맞다. |
누가 그렸는진 모르겠지만, 빨간 벽면 위에 그림이 걸려있었다. 노랗고 빨간 벽들, 걸려있는 그림, 천.. 음악은 분명 팝인데 인테리어 만큼은 마치 제 3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
가게에 테이블은 바를 제외하고 대여섯개 될까? 작은 가게에 이런저런 소품들로 가득이다. 사진에 보이는 칠판 뒤로 작은 화장실이 있다. |
샹그리아 피처는 28,000원. 그닥 싼 가격은 아니지만, 스테레오도 피처 가격은 이쯤했던 것 같다. 과일이 잔뜩 들어있는데 특히 딸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 가끔 어디서는 사과나 오렌지만 잔뜩 넣는 곳도 많은데. |
그득하게 들어있는 딸기. 보랏빛 와인에 과일향이 스며든다.음, 맛은 달콤하기보단 좀 더 와인 맛에 가까웠다. 스테레오 샹그리아가 사자보다 달콤했던 것 같다. |
샹그리아와 함께 주문한 모듬치즈인데, 10,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기억된다. 가격에 비해서 양이 적은 편 같아 좀 아쉬웠더랬다. 자꾸만 스테레오랑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스테레오에선 이보다 더 치즈가 많았단 말이다! 크림치즈도 그렇고 가짓수부터 시작해서. 뭐, 사실 스테레오는 같이 간 오빠의 친구가 일하고 있어서 더 많이 주셨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참, 가운데 있는 올리브(?) 웁! 정말 혀가 쓸 정도로 짰다. 저거 먹기 내기하다가 죽을뻔 했다는; |
그리고 사자의 귀염둥이 고양이! 밖에 나가고 싶은지 문가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결국 문을 열어주었는데 후다닥 튀어나가더라는; 안이 답답했나보다. 비록 끊임없이 스테레오와 비교하며 결국 난 스테레오에 후한 점수를 주었지만, 어딘지 휑한 스테레오와 사자는 매력이 다른 듯 싶다. 사자는 좀 더 아기자기하달까? 그렇다고 소녀풍이라거나 여성스럽다거나 한 느낌은 아니었다. 전혀 편안함을 주는 인테리어가 아닌데도 묘하게 편한 느낌? M25의 기사를 보고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조금 아쉽긴 했지만, 다음에 또 가자하면 당연히 갈 마음이 넘치는 곳,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Tip) 사자 찾아가기 2호선 홍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세븐스프링스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오면, 정면으로 몽자야 라는 모자가게가 있다. 가게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들어오면 얼마 못가 사자가 왼편에 바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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