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R A S E R I S L A N D (3)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 가장 좋았던 걸 꼽으라면 맥켄지호수에서의 수영을 꼽겠다.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바다에서는 수영을 할 수 없지만 크고 예쁜 호수에서 수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아쉽지는 않다. 자연이 준 선물은 이렇게 반반, 정말 공평하구나!
맥켄지호수는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어떤 호수보다 아름답다. 내가 알기로는 3개의 호수가 있는데 그 중 우리는 두 호수 밖에 못갔지만 맥켄지가 비교도 못할 만큼 훨씬 멋있었다. 정말 지상낙원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아름다운 호수. 수영을 하기에 딱 좋을 만큼 너무 차지 않은 온도와 파랗고 맑고 깨끗한 물, 희고 고운 모래. 맥켄지 만세!
@ Lake Mckenzie
산길을 구불구불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는 이미 제법 많은 차들이 있었다. 다들 어디서 나온건지 신기할 정도! 타월과 몇 가지 소지품을 챙겨들고 나무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호수로 내려갔다. 날이 너무 덥고 지친 상태여서 호수에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 신난 우리의 발걸음은 절로 빨라진다.
@ Lake Mckenzie
호수에 도착하자마자 꺅! 소리가 날 정도로 아름다워 정말이지 물에 얼른 들어가고 싶었다. 생각보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모두들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모습. 아, 나도 들어가고 싶다. 이미 우리와 함께 온 영국애들과 독일애들은 물놀이를 하느라 바쁘다.
@ Lake Mckenzie
하지만, 사람도 많은데 비키니를 입고 물에 들어가는게 어찌나 민망하던지. 정작 사람들은 우리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데 말이다. 쉽게 옷을 벗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디안 헤드에서 보았던 한국투어팀을 또 만났기 때문이다. 모두 거의 벗다시피한 이 곳에서도 탈까 싶어 타월을 두르고 긴 옷을 입곤 물에 들어갈 생각도 안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우리 또래의 한국 남자애들까지 만나고 나니 의식하게 되는걸 어째;;
그러나 이 곳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지! 결국 훌렁 옷을 벗고 물에 퐁당! 너무 맑고 깨끗한 물이라 내가 들어가는 것조차 미안할 지경이었다. 이렇게 천국 같은데.. 만약 부끄럽다고 안들어왔다면 평생 후회했을 거다. 게다가 비록 이틀째지만 야영하느라고 몸을 씻지 못했으니 그 찝찝함이란;; 당연히 물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아아, 이 곳이 천국이구나아.
하얗고 고운 모래는 손으로 퍼올리면 마치 밀가루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감촉이 진짜 좋다. 거기다 물은 얼마나 맑고 파란지. 이게 과연 물인가 싶을 정도.
호수가 제법 크기 때문에 이게 호수인지 강인지 헷갈릴 정도다. 수영을 하다가 쉬다가 이 곳에서의 시간을 여유롭고 행복하게 즐기는 중.
쉬다가 만난 하트 구름! 무엇인들 예뻐보이지 않을 쏘냐! 맥켄지 최고최고 만만세다.
이렇게나 물이 맑다. 모래도 희고 곱고. 왼쪽이 나의 모습. 좀더 S라인을 만들걸 그랬나?
우리는 수영을 하다 쉬다 산책도 즐기고 어느새 부끄러웠던 마음은 없어지고 즐겁기만 했다. 아까 가져온 사과도 한 입 베어물고. 외국애들은 신나서 일광욕을 즐긴다. 나는 덥고 뜨거워 물에 자꾸만 들락날락하는데.. 대단하다. 얘들아, 호주 자외선 강하니 적당히 하렴~
맥켄지 호수에서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정말이지 이 곳을 나가기 싫었지만 오늘은 샤워시설을 갖춘 캠핑장에서 밤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서야 했다. 잘 있어~ 내일은 다른 호수에 꼭 가자고 약속약속. 자아, 이제 캠핑장 가서 바비큐해먹자! 맥켄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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