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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p y r i g h t ⓒ J o a/소소한 이야기

monologue

by Joa. 2014. 2. 11.


1. 

한동안 포스팅을 꽤 열심히 했는데 다시 기약 없는 블로거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최근 있었던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짧게 기록해 두기로 했다. 포스팅은 언젠가 또 부지런 떨게될 날이 오겠지.


2.

제주에서 산지 이제 10개월쯤 되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 생각보다 제주도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여행객들처럼 관광을 다닌 것도 아니고, 가족들이 내려왔을 때에도 대부분 출근하느라고 같이 돌아다니지 못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마음 먹고 놀러다닐만큼 우리가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듯 -_-


올해는 조금 더 부지런 떨어볼 생각이다. 우도도 다시 가고 송악산도 가고 올레길도 걸어보고 작년에 못한 스쿠터 여행도 하고. 그리고 빈이랑 산책을 자주 가기로 했다. 창문을 열어두면 거기 기대어 밖을 바라보는 빈이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가득. 날이 조금 따뜻해지면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좀 데리고 다녀야지.


3.

제주도의 주거제도는 조금 이상하다. 전세는 아파트 아니면 거의 없고 매매 아니면 연세인데, 이 '연세'라는 개념이 독특하다. 대학가 원룸촌에서나 있을 법한 제도. 보증금과 함께 11달치의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거다. 2년 계약을 해주는 곳도 있지만, 연세다 보니 1년 단위로 돌아가는데 덕분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이사를 가게 됐다. 당연히 재계약 가능할 줄 알았는데 ㅠㅠ


막상 이사간다 하니 우리집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벌써부터 괜히 짠하다. 오빠는 집이 너무 크고(32평-_-;;) 베란다 같은 베란다가 없고 그런 게 마음에 안들어 이사가는 게 신난다는데 나는 이 집 살면서 눈이 잔뜩 높아진 덕에 걱정이 태산이다. 이사갈 생각하니 귀찮기도 하고. 사실 이사를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닌데 막상 집구할 때가 되니 얼른 내 집을 갖고 싶단 생각이 든다. 마당 있는 집 지어서 살기로 했는데 언제쯤 가능하려나 ㅋㅋㅋ


4. 

새해가 시작되면 늘 하던 '다이어트' 결심을 올해도 여지없이 했다. 평이동안 식단 조절 잘 하다가 주말에 폭주하고 리셋, 월요일에 다시 시작하기를 한달 반쯤 했나 보다. 그렇게 왔다갔다 했어도 시작하던 때보다 2-3kg는 뺐었는데 설날 제대로 리셋되어 버렸다. 3월부터 승마를 배울 예정이고 마음 좀 단단히 먹어서 보라카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어제 우연히 싸이월드를 보다가 7년전 동영상을 보니 내가 너무 말라서 깜짝 놀람 ㅋㅋ 아, 그래 저런 시절이 있었지- 아이고, 눈물이. 먹는걸로 스트레스 푸는 것만 해결해도 참 수월할 텐데. 요즘은 먹는데 강박같은 게 생겼는지 뭘 좀 먹었다 하면 얹히는 기분이 들어 고역이다. 그런데도 계속 먹을 때가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


5.

2013년은 일년 내내 참 정신없이 바빴었다. 개인적인 일은 둘째 치고 회사일만 들더라도, 환경은 열악한데 일은 넘쳐나서 쳐내기도 바빴던 해였달까. 돌이켜 보면 왜 그랬었나, 후회도 많이 든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라던가. 올핸 뭔가 탄탄해지는 해가 되고 싶은데 벌써부터 뒤뚱거린다. 예전의 나는 멀티태스킹에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해결책을 찾아야지.


6.

이번 설은 결혼 후, 두번째 맞는 명절이다. 내가 시댁에 가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님, 형님과의 사이나 그런 문제가 아니다. 아침잠 많은 내가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침준비를 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라는 -_-; 다소 어이없는 이유; 시댁 식구들은 모두 굉장히!!! 부지런하셔서 아침식사를 8시에 하는 것도 나를 많이 배려해주신 건데, 올빼미 스타일인 나는 그게 너무 어렵더라. 그런데 이번 명절은 두번째여서 그런지 아침에도 벌떡 잘 일어나고 지내는 것도 훨씬 편하고 부담스럽지 않았다. 아, 이렇게 적응하는건가 신기한 기분도 들었다.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이야기기도 하겠고. 


어머님 생신이 있어 명절 쇠고 그 다음주 주말에도 또 시댁에 다녀왔는데, 제주 돌아오는 공항 가는 길에 오빠가 고생 많았다고 했다. 형님과 오빠가 생신상을 모두 준비해서 난 별로 한 게 없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낚시 안가고 내가 보고싶다는 겨울왕국을 보러 같이 가겠다고 하는데 엄청 감동 받았다. 결국 피곤해서 가지 않았지만 ㅋㅋ 우리 남편 철들었네! 하고 혼자 웃었음.


7.

너무 진지했으니까 마무리는 가볍게. 올해 보라카이랑 유럽을 갈 예정이고 둘다 계획이 아직 없는데도 이 와중에 크로아티아랑 일본에 너무너무 가고 싶다. 아아 병이 도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