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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p y r i g h t ⓒ J o a/소소한 이야기

제주에서 집 구하기 Season2

by Joa. 2014. 3. 10.

제주 집 구하기지금 내 기분을 표현해 주는 사진 한 장, 한라산이 멋있구나!


지난 포스팅에서 언뜻 이야기했듯이 제주도는 주로 연세 계약을 한다. 제주에 내려온지 2년차, 너무도 당연하게 재계약할거라 믿었는데 우리집을 매매하게 되었다며 어쩔 수 없이 나가달란 이야기를 1월 말에 들었다. 계약 만료일이 4월 17일이라 여유는 있었지만, 육지인들답게 2월 중순부터 집을 알아 보기 시작했다.


제주 집 구하기 전 알아 둘 특징 하나, 제주 사람들은 집을 일찍 내놓지 않으며 오래 비워두지도 않는다는 사실.

고작 두달 남았을 뿐인데 부동산에 갔더니 집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렇게 여유있게는 집을 구할 수 없고, 구할 필요도 없다며 우릴 되돌려 보냄. 사실 서울이었다면 2달 전부터 집을 알아보는 건 당연한 일인데 놀라웠다. 우린 마음이 조급한데 방을 보여주지 않으니 어쩔 도리 없지. 그렇게 2월이 지나고 3월이 되었다.


그리고 집 구하면서 느꼈는데, 이게 요즘 인기라는 이도지구에서 찾아 그런지 몰라도 집이 정말 바로바로 나가더라. 마음에 들었는데 좀 더 고민하고 다른 곳과 비교해봐야지 하는 사이-그래봤자 오전/오후, 길어도 하루차이였는데!- 집이 계약됨 ㅋㅋㅋㅋ 좀 마음에 드는 집이다 싶으면 주저 말고 계약하세요 -_-;


두번째 특징, 제주 부동산은 서로 네트워크가 약하다.

서울은 동네 부동산들끼리 서로서로 매물 공유도 하고 그래서 이 집을 가나 저 집을 가나 보여주는 게 비슷하기 일쑤인데 (집주인들이 인근 부동산 모두에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많아서일듯) 여기는 딱 부동산마다 아는 매물이 정해져있었다. 지난 토요일에는 이도지구)의 모든 부동산을 싹싹 훑었음. 대체로 부동산은 하나에서 둘 정도의 매물만 보여줄 뿐이고, 일부는 아예 매물이 없기도. 게다가 같은 집이라 하더라도 알음알음 아는 사람의 건물인 경우가 많아 가격이 다르기도 하고, 지역 특색이 반영된듯한 느낌이랄까? 덕분에 우린 하아... 정말 힘들었다 ㅜㅜ 아래 사진의 부동산은 거의 다 가봤다 보면 됨.


제주 집 구하기


그리고 제주 부동산은 토요일에도 문 닫기 일쑤이며 일요일은 거의 100% 쉰다. 상황이 이러하니 퇴근 하고 저녁에 보기도 했는데 채광 확인한다고 다음날 다시 올게요, 했더니 마음에 드는 집이 나간 적도 있었다. 우리처럼 직장 때문에 평일에 집 보기 어렵다면 미리 전화해서 주말에 만나기로 약속하는 게 좋을듯. 나중엔 지쳐서 점심시간에라도 나올 기세였다.


그래도 제주에는 오일장 신문과 임대왕 고팡이 있다 ㅋㅋ

오일장신문은 교차로나 벼룩시장 같은 신문으로 매물이 꽤 나와있으나 내가 원하는 조건의 집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오일장신문 닷컴이 있지만 부동산들이 전투적으로 관리하진 않더라. 부동산이 운영하는 카페, 블로그들도 있었지만 활발하게 관리되는 곳은 개척부동산이 유일했다. 신제주에 있음에도 구제주 정보까지 매물이 꽤 다양해서(거의 제주시에 한정됨) 이 곳을 자주 참고했다. 여기에서 집을 가장 많이 보여주셨는데 결국 계약하진 못했다 ㅠㅠ;


지금도 이도지구엔 집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서고 있지만 이제는 거의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들어찼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거의 입주도 했고, 1-2년 계약을 한다치면 지금은 집 구하기에 좋지 않은 때이긴 했다. 지금 집 구할 때엔 그래도 집이 들어서던 시점이라 고민 없이 단 두 곳 보고 고를 수 있었는데.. 이번은 정말 많이 힘들었음.


게다가 쓰리룸+욕실 2개의 30평대에서 출발하고나니 투룸은 눈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구하기가 더 힘들기도.. 특히 이 집은 옵션이 전혀 없어서 에어컨에 11자 옷장에.. 큰 가구를 턱턱 채워놨더니 어지간한 쓰리룸에도 짐이 들어가지 않음.... 그래서 오빠한테 많이 혼났다 ㅠㅠ 가구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큰 가구들이 있다 보니 온 폐해.. 아, 난 이제 서울로 가지 못할 거야 ㅜㅜㅜㅜㅜㅜ


어쨌든, 집 구한다고 온 신경 다 쓰고 덕분에 오빠하고 싸우기도 하고 난리부르스를 췄는데, 드디어 오늘 점심에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하아. 살 것 같아!!!! 새로 구한 집은 내가 1순위로 두었던 우리집(베라체 근처)는 아니었지만, 집 컨디션이 내가 원하던 수준하고 완전 백퍼! 아니 백이십퍼센트 일치해서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집주인분들이 서울에 가셔서 토요일에 계약할 수 있다길래 계약금 일부만 보냈는데 마음이 두근두근. 얼른 주말 와서 계약 완료하면 마음이 완전 편해질듯!


여튼 이렇게 제주라이프 시즌 2.가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한라산도 너무 멋있고 날씨도 참 좋더라니 이렇게 맘에 쏙 드는 집을 드디어 구하려고 그랬던가. 진짜 집 구하는 건 타이밍과 운이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집을 봤다 하더라도 내 집이 아니면 결국 내 품에 오지않는다더니. 새 집도 결국 계약 불발되면 난 계약금 2배 받고 이 짓을 다시 해야겠지만 ㅋㅋ 여튼 미션 클리어! 나중에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