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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p y r i g h t ⓒ J o a/이런저런 리뷰

[영화] 꼬마들의 유쾌하고 훈훈한 성장기, [요시노이발관]

by Joa. 2009. 7. 5.
요시노 이발관 (2004) バーバー吉野 Barber Yoshino
코미디 | 일본 | 98 분 | 개봉 2009-06-25 |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Joa의 40자평 | 생각보다 훨씬 유쾌하고 훈훈했던 이야기. 잔잔한 감동이 밀려드는 성장드라마 :-)

이 영화의 포스터를 상상마당에서 봤을 때, 아이들의 머리모양도 제목도 카피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이 전혀 예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괜히 당기는 영화였다. 심플한 느낌, 왠지 보고나면 마음이 훈훈해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지금 이 영화 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D요즘같이 힘이 쭉쭉 빠지는 여름날에는 트랜스포머 같은 유쾌통쾌한 블록버스터도 좋지만, 사람들 생각과 달리 지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휴식같은 영화가 더 좋은 법이다. 조용하고 따뜻한 사람냄새 담뿍나는 영화.
내게 <요시노이발관>은 98분동안 즐거운 휴식시간을 선물했고, 영화를 보고나온 지금까지도 내내 떠올릴 때마다 미소짓게 만드는 행복한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꽤 인상깊다. 초록 들판 위에서 남자아이들이 아름다운 미성으로 할렐루야를 부르는 장면인데, 포스터의 장면이 영상으로 살아난다. 아름다운 벚꽃, 평화로운 마을, 아이들의 목소리- 시작부터 두근두근!


전통을 중요시하는 작은 시골마을의 남자어린이들은 모두 똑같은 머리를 하고 있다. 일명 바가지머리! 왜 자기들이 똑같은 머리모양을 해야하는지 이유도 모르는 채 그냥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 아이들. 그저 마을 할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까지 계속 마을의 남자들은 어릴 때 그래야만 했다. 그게 바로 전통이었고 한 번도 거기에 의문을 갖거나 반항하지 않을 만큼 마을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 한 소년이 전학오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도쿄에서 온 잘 세팅된 갈색머리의 소년을 보면서 이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머리 속엔 "왜 우린 바가지 머리일까? 왜 이렇게 촌스러워야할까?"라는 의문이 비로소 자리잡는다.
천연꼬꼬댁(국내 개봉 제목: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이 그랬듯이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전학생이라는 소재는 참 흔하다. 에게- 또 이런 영화야? 라는 섭섭함이 슬몃 고개를 든다.


이 마을에서 대대로 이발관을 해오며 아이들의 바가지머리를 만든 일등공신 요시노 아줌마는 사람들 웃음 터지게 하는 매력과 카리스마가 철철 흐르는 사람이다. 아줌마의 자세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는 때때로 유쾌한 재미요소를 한껏 선보이며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빵빵 터지는 웃음이 아니라 하하 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잔재미들~


아이들이 요시노 아줌마와 요시노 이발관에 대적하며 자신들의 개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해보이는 내용은 시간의 흐름에 맞물려 전통이 어떻게 변화해가느냐라는 제법 심오한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혀 지루하지 않게, 유쾌하게 영화가 진행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그냥 그냥 가벼운 영화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끝부분 할아버지의 대사 속에는 사실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핵심 내용을 담았는데 꽤 와닿았다는.(영화를 볼 분들을 위해 내용은 패스! 이미 리뷰 속에 거의 나오긴 했지만;)


<요시노이발관>은 소박하다. 그리고 싱그럽다. 아이들은 너무 귀엽고 영화는 참 재밌다. 블록버스터같은 통쾌함도 없고 화려함도 없지만, 우리를 충분히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는 영화다. 일본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일본영화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아트하우스 모모나 씨네큐브와 같은 예술영화 전용 극장에서만 상영되어 많이 접하기 힘들다는 것이 아쉽지만, 전에도 이야기했듯 이런 극장이기에 감동이 두 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 오늘은 이화여대 안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영화를 봤는데 팝콘 없이 광고 없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영화의 느낌에 푹 젖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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