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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 i n k a b o u t/Web&Mobile

결국 엠파스 사라지다, 네이트로 통합

by Joa. 2008. 12. 10.
관련기사: 엠파스·네이트닷컴, 내년 3월 네이트로 통합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네이트닷컴과 엠파스 합병설이 드디어 사람들에게 공개되었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는 한 때 시대를 풍미할 뻔 했던 '엠파스'가 사라진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나 역시 엠파스를 사용하는 유저가 아님에도 왠지 모를 큰 아쉬움이 든다.

내가 기억하는 엠파스

야후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때, "야후에서도 못찾으면 엠파스" 라는 카피를 들고 나왔던 광고.
특히나 '누비'라는 이름을 가진 엠파스 토끼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엠파스 토끼 <누비>



검색은 단어로! 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어 놓았던 자연어 검색기술.. (문장으로 찾는 검색)
그 때 보여주었던 생활밀착형 광고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 후에 또 한 번 검색시장을 뒤흔들었던 열린 검색.
경쟁업체의 정보까지 보여준다는 열린 검색은 지금의 구글과 다를 바가 무어였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두리 양식이라고 비판받는 네이버는 자사의 정보를 철저하게 비공개 해버리고,
결국 열린 검색은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아! 그리고 지금의 웹하드와 같은 방식의 파일박스와 대용량 메일도 USB가 대중화되기 이전에 정보 저장용으로 많이 사용했었는데 말이다.

참, 절대 빼먹어선 안되는 지식거래소.
네이버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를 수 있게 했던 '지식in'의 시초- 디비딕을 인수한 것은 엠파스였다.
만약 그 때 엠파스가 네이버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DB를 쌓았더라면, 지금쯤 판도는 많이 달라졌을텐데.
뒤 늦게서야 비교광고(지식인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를 냈지만 이미 흐름이 그렇게 된 것을 돌리기엔 역부족.
오히려 비교광고에 대한 우리 나라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불법이 아니냐'라는 말까지 듣고 말았다.

네이트닷컴과 엠파스 통합 이후의 변화는?

먼저 엠파스의 검색기술을 살려서 네이트의 검색기능을 강화한다고 한다.(아래 기사 참조)
내 검색 포털 최초로 도입되는 '동영상 배경음악 검색'은 동영상 자체의 영상 및 음향 정보를 분석, 동영상 배경음악의 제목을 몰라도 원곡을 검색해 감상하거나, 가사 확인이 가능한 서비스다. 컬러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팔렛트 검색'과 이미지 정보 중 형태정보를 바탕으로 인물사진을 구분하거나 모양을 인식하는 '피사체 검색'도 코난테크놀로지와의 공조로 선보인다.
또한 메신저와 연계한 '실시간 지식' 서비스도 시작한다. 특히, SK컴즈는 저작권, 유해게시물 여부가 검증된 싸이월드의 검색 허용 동영상 등 1억건에 달하는 양질의 DB를 단계적으로 검색에 노출시킬 예정이다.
- 출처: 마이데일리, 엠파스, 네이트닷컴으로 통합… 신규브랜드 '네이트' 오픈 2008-12-09
그간 싸이월드 검색을 강화하고 어쩌고 하면서 엠파스의 기술력으로 보완해나간다, 라고 했던 것이 지금의 싸이월드 검색임을 볼 때..
사실상 이번 통합에서 내세운 네이트의 검색기능 강화가 얼마나 대단하게 나올지는 크게 기대되지 않기는 한다.
새로이 나온 검색기술들이 조금 눈을 끌기는 한다만.. 과연 메리트가 어느 정도일진...

또 네이트보다 메일 용량이 컸던 엠파스의 용량대로 2G로 늘려준단다.
이 것도 얼마전 다음에서 물론 한메일 정보 유출 때문에였지만 전부 5G를 늘려주었던 것을 볼 때 큰 메리트도 아니고.

그 밖에 뉴스 서비스의 댓글을 완전 실명제로 바꾸고 이슈별로 구성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한다.

통합 이후의 효과는?

엠파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될 때부터 이러한 수순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일.
서비스 중첩도가 높은 두 포털을 운영하는 것은 분명 SK컴즈에게는 손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무선 연계를 큰 목표로 잡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SK텔레콤)의 입장에서는 엠파스보단 네이트가 우선이었을 게 뻔한 일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합병한 엠파스보단 네이트를 살리는 것이 그 쪽 회사에서 보기엔 맞았을 수도 있고.

통합이 된다고 해서 네이트가 갑자기 PV나 UV가 서로를 합친 만큼 상승할 거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물론 지금보다야 높아지겠지만.
사라지는 엠파스 유저의 이탈도 예상되고, 어차피 엠파스나 네이트는 그리 높은 순위의 사이트들이 아니기도 했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첩되는 서비스를 줄여나감으로써 운영 인력이나 기타 비용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합병 이후 따로 놀던 SK컴즈 내부 인력들도 정리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정리해왔지만)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이 것이 장기적 관점으로는 분명 옳았다 라고 이야기하게 될 수도 있다.

알지만, 너무 잘 알겠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그건 내가 유저인가 아닌가를 떠나,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포털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가지는 당연한 감정인 듯.

내년 3월, 엠파스와 네이트닷컴이 통합되어 나타날 네이트.. 이런저런 아쉬움과 아픔이 있는만큼 잘 되길 빈다.
안녕! 엠파스.

2008년 12월 10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