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맛집] 토종닭에 전복, 꽃게가 듬뿍~ 토종닭전골 맛집, 해락원

세월호 소식으로 아픈 마음이 모두에게 여전히 짙게 드리워있던 지난 주말, 닭을 유난히 좋아하는 오빠랑 기분 전환 겸 몸보신할 요량으로 교래리에 갔다. 마침 토요일은 바람이 휭휭 불고 잔뜩 찌푸린 날이었다. 삼다수 마을 또는 토종닭특구로 유명한 교래리는 이름대로 닭요리를 하는 곳이 주욱 늘어서있는데 자주 갔던 곳은 닭 샤브샤브로 유명한 '성미가든'. 그런데 성미가든 앞에 전골로 유명한 곳이 있단 회사분의 말을 듣고 그럼 오늘은 전골을 먹어보자며 '해락원'으로 갔다.

하지만, 가격이.. 후덜덜. 우리가 먹으려던 토종닭전골이 무려 55,000원. 5만원에서 가격이 오른 모양인데 둘이 점심 한끼 먹자고 갔는데 아무리 외식이라지만 너무 비싼거다. 닭 샤브샤브는 많이 먹어봤지만 그냥 성미가든 갈까? 하고 생각을 되짚어보니 성미가든도 가격이 비슷했었다 ㅋㅋ 그래서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비싸더라도 맛있게 먹자! 라며 들어감.

토종닭전골을 주문했다. 가격 좀 아끼자고 백숙이나 닭도리탕 먹자니 괜히 아쉬워서 대신 좋은 경험한다(?) 치고 먹기로. 사실 월급날이 바로 전날이기도 했음 ㅋㅋ 

"예약하셨어요?" 라고 묻기에 아니라고 하고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는데!!!! "네, 40분쯤 기다리세요~" 라는 말. 응? 40분?!?!?

토종닭을 주문과 함께 손질해서 끓여내오기 때문이란다. 헐.. 그러고 보니 추천해준 회사사람에게 오래 걸리니 미리 예약해야한다는 말을 들었던 게 생각났다. 오빠는 기다리기 뭐하니 나가자고 하고, 난 이왕 온 거 먹고 가자고 하다가 결국 그냥 주문했다. 둘이 스마트폰 게임하고 얘기하고 뉴스 보고 실제로는 한 30분쯤이 지나자 전골이 나왔다.

이럴 줄 알았어. 2~3인용이라더니 둘이 먹기에 양이 정말 많다. 3인이 오면 딱 맞겠고 4인이 오면 이거 하나에 만두니 당면이니 사리 넣어서 먹으면 될 것 같다. 숭숭 썰어 올려진 대파가 입맛을 돋우네.

닭전골이라더니 오동통 제법 굵은 전복에 딱 봐도 싱싱하고 살이 통통한 꽃게에 닭까지 재료가 아주 푸짐하다. 이미 끓여 내온 거라 살짝 데우듯 끓인 후에 먹으면 되는데 계속 둘이 이거 언제 다먹냐고 했다. 하지만, 물론 다 먹음 ㅋㅋ

12시에 집을 나서서 12시 반에 도착하고, 실제로는 1시 다 되어서야 먹기 시작했다. 밑반찬은 별 것 없는데 김치랑 무랑 다 딱 맞게 익어있고 전골이 텁텁하고 느끼할 때 같이 먹으면 딱이었다. 계속 더 주문해서 먹었다는.

토종닭전골이라더니 정말 닭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살도 토실토실 오른데다 쫄깃 쫀득한 맛이 아주 최고였다. 닭다리니 날개니 야들야들살을 좋아하는 오빠는 뜯느라 신이 남. 먹다가 지칠 크기였다.

사진 찍고 있으려니 "자~ 이런 거 찍어야지?" 하면서 닭을 들어준다 ㅋㅋ 블로거 와이프랑 살면 이렇게 되나봐요.

나는 닭고기는 가슴살만 먹는데 확실히 토종닭이라서 퍽퍽함이 아주.. 하악. 살코기도 많아서 나중엔 아깝다고 겨우겨우 먹었음.

그리고 또 좋았던 것은 꽃게. 원래 게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다리 하나하나에까지 살이 듬뿍이었다. 오늘 전복은 거의 눈밖에 났음 ㅋㅋ 오빤 닭고기에 나는 꽃게에 심취 ㅋㅋ 국물도 따뜻하고 진국인 게 몸보신 제대로 했다 싶다. 

다만 잡내를 잡으려던 건지 마늘이 생각보다 꽤 많이 들어가서 마늘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꺼릴 수 있을 것 같다. 느끼함도 없고 잡내도 없이 맛있긴 했지만. 무랑 감자도 많이 들어갔는데 다른 거 먹느라고 거의 손도 못댔음.

전골에서 끝? 그러면 섭하지! 역시 예상했던 대로 칼국수가 나왔다. 백년초 칼국수라 색이 붉음. 칼국수야 말로 정말 오기로 먹었다. 면도 좋아하고 국물도 맛있고 버리기도 아깝고.. 배가 터질 것 같은데 그래도 먹어야 한다고 억지로 ㅠㅠ 하지만, 정말 맛있었음.

우리가 해락원을 나오던 게 2시 다 되었는데 (밥 빨리 먹기로 유명한 우리가 1시간을 먹음 ㅋㅋ) 이때에도 손님이 제법 많았다. 전골이 오래 걸리기도 하니 예약하고 가면 더 좋을듯. 주방은 이렇게 오픈되어있는데 청결은 나쁘지 않다. 저 대형 가스렌지 위에 전골이 5개인가 6개가 끓고 있음 ㅋㅋ 아, 여기도 맛집이었네.

이 건물 옆으로 주차장도 있으니 주차난 걱정 끝~ 몸보신 하고 싶으시다면 해락원 강추입니다 :) 특히 주변에 에코랜드, 미니미니랜드, 산굼부리, 절물휴양림이 있어 근교에 여행 온 분들이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실제로 관광객이 훨씬 많음 ㅎㅎ 제주시에도 2호점이 있다는데 본점이 훨씬 맛있다고 하니 참고!

주소: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비자림로 661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534번지)

TEL: 064-784-3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