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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데이트의 마지막 코스. 카페 님에서 나와 원래는 헤어질 작정이었는데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배가 고파왔다. 원래는 그 유명하다는 삼청동 눈나무집을 가려고 했는데 도통 어딘지 찾을 수가 없었다. 추워서 헤매기는 무리고 결국 집에 가기 전에 괜찮아보이는 레스토랑에 급 들어가게 됐다. 그게 바로 이제 소개하려는 wine&dine 안(Ann, 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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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 예쁘다. 전통가옥을 개조한 분위기도 독특하지만, 와인병과 코르크로 장식된 곳곳이 퍽 감각적이다.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여기저기 기사로 소개되기도 했을만큼 나름 이름도 난 곳이다. 우리도, 그래서 급 지나가다 택한 거였고. 하지만,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난 절대로 비추라고 말하고 싶다. |
요리를 주문하면 마늘빵을 내온다. 마늘빵은 바삭하니 괜찮았지만, 다른 가게와 비교해 특별히 맛있진 않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록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이었다고 해도 이 마늘빵을 내온 것이 주문하고 30분이 지난 때라는 것이다. 아무리 늦어도 정도가 있지! 에휴. 어디 이뿐인가. 주문한 요리를 내오는데는 정확히 1시간 정도 걸렸다. 거창한 요리도 아닌데.. |
주문했던 스테이크. 1시간 걸려서야 겨우 내온 스테이크였는데 맛은 또 얼마나 짜던지. |
미디움웰던으로 구운 스테이크. 고기 자체는 별로 나쁘지 않았고, 샐러드도 괜찮았다. 데코레이션도. 하지만 기본적 서비스 정신이 정말 최악이었고, 거기다 맛이 너무 짜서 기다리는데 지치지 않았다면 다시 구워달라고 요청하고 싶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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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크림소스스파게티는 괜찮았다. 해물스파게티였는데, 통새우 2마리에 자잘한 새우도 제법 들었고 소스도 맛있었다.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맛 가득~ 스테이크는 먹기 싫을 정도였는데 스파게티는 괜찮았다. |
우리가 더 화가 났던 것은 이렇게 요리가 늦게 나왔는데도 그 흔한 '죄송합니다'라는 말 조차 없이 요리를 내왔다는 거다. 저녁 시간이라 먹고 싶었던 바베큐떡갈비는 재료가 없어서 안된다고 하고.. 뭐, 이건 다른 가게도 마찬가지라 속상할 일이 아니었지만, 이런 서비스 정신으로 대체 뭘 하겠다는 거지? 싶었다는.
너무 화가 나서 소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계산하면서 이렇게 요리가 늦게 나왔는데 어떻게 사과 한 마디 조차 안하냐고 속상한 말을 비쳤더니, 그제서야 정말 성의 없이 계산하면서 죄송합니다, 라고 답하더라. 우리가 얼마나 우스웠으면... 이라는 생각이 다 들었다. 아무리 아르바이트고, 다시 못 볼 수 있는 사람들이래도 이렇게 해도 되나? 정말 즐거웠던 기분을 싹 날려버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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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빈정 상해 집에 돌아와 Ann을 검색해보니 칭찬하는 블로거들이 많더라. 이 날이 크리스마스라 붐벼서 그랬을거라고 믿고 싶지만, 행여나 Ann의 오너나 관계자가 내 블로그에 오게 된다면 이런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
와인병을 이용한 감각적 디자인, 스파게티의 고소함, 비교적 괜찮아보였던 런치세트, 분위기.. 다 좋다. 삼청동의 여느 레스토랑이나 카페도 이만큼은 좋지만, 그런 것들만 비교하면 안도 빠지지는 않는다. 특히 런치세트는 만원에서 이만원의 가격으로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더라.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런 포스팅도 하지 않았을 거다. 나는 비록 기분이 나빴지만 칭찬하는 블로거들이 많아서- 이렇게 글을 올리며, 그 날이 크리스마스라 그랬다고 믿.고.싶.다. (그 것도 옳은 것은 아니지만) |
(Tip) 안 찾아가기 삼청동 입구에서부터 진선북카페도 지나고 삼청동 파출소 쪽으로 쭉쭉 올라가다보면 좌측 길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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