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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o n V o y a g e/호주+싱가포르+중국

[골드코스트] 서퍼들의 천국 Serfer's Paradise

by Joa. 2009. 3. 23.

원래 예정대로 였으면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 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바이런베이를 거쳐 골코에 도착했어야 할 날이었다. 하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시드니에서 하루를 묵고 바이런베이를 들르지 못하고 비행기로 골드코스트에 도착했다.

우리가 구입했던 패스는 Central Coaster 패스로 시드니에서 출발해 브리즈번까지 구간에서 이용가능하며, 구입일로부터 183일동안 이용할 수 있다. 중간중간 들르는 지역에는 내려서 며칠 묵고 다시 이용해도 되는 패스다. 이 패스는 바이런베이와 서퍼스파라다이스(골드코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 없이 패스 하나로 각 지역에 정차해서 묵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학생할인을 받으면 122불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비할인시 136불-2006년 기준)

신기하게도 이 패스는 A4 종이 한 장 형태인데 자기가 어디서 내릴거고 몇시에 탈 것인지 구간별로 예약을 따로 해야 한다. 패스에는 최소 12시간 전에 예약하라고 되어있지만 성수기에는 1주일 전엔 반드시 예약해야한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24시간 전에 예약하려 했더니 이미 예약이 꽉 차있는 상태라고 해서 난감한 상황에 봉착! 이미 여행일정이 다 잡혀있고, 투어 스케쥴도 잡혀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패스를 버리고 비행기를 타야했다. 덕분에 가보고 싶었던 바이런베이도 못갔다. 그러니 만약 이 패스를 산다면 꼭꼭 예약을 체크할 것!

어쨌든 패스 이야기는 마치고 그래서 우리는 전날 급히 비행기를 예약해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탔다.

@ Australia

누구나 비행기를 타면 꼭 찍는다는 사진! 시드니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내렸는데 다행히 날이 개고 있었다.
여기서 비행 에피소드! 우리가 여행한 1월은 시드니에 썸머타임이 적용된다.
호주의 썸머타임은 주마다 적용되는 주가 있고 아닌 주가 있다.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즈는 썸머타임이 적용되지만 퀸즐랜드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1시간의 시차가 생기게 된다.
비행 티켓을 보니 글쎄 비행시간이 30분이라고 되어있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골드코스트가 속한 퀸즐랜드주는 썸머타임이 적용되지 않아 1시간 빨랐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비행티켓의 시각은 늘 현지시간이다.

그렇게 골코에 도착했는데 하늘은 우리를 미워하는지 골드코스트에도 잔뜩 흐렸다. 연중 300일이 맑다는, 서퍼들의 천국이라는, 모래가 황금빛이라는 골드코스트... 우리는 수영은 커녕 바다 근처에도 못갈 판이었다. 하늘은 정말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구나.

@ Surfer's paradise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잠시 하늘이 맑았지만 파도가 높고 언제 어두워질지 몰라 물놀이는 어려웠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왔지만 흐린 날씨에 마음이 잔뜩 우울했다. 해변에 내려가 사진 몇 장 찍고는 다시 올라와 울적한 마음으로 중심가인 카빌몰을 구경했다. 골코는 카빌애비뉴에 쇼핑, 음식 모든 것이 몰려있다. 오키드 애비뉴와 만나는 곳부터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해변 산책로 에스플러네이드까지를 특별히 카빌몰이라고 부른다. 아참! 골코는 최대 관광지인만큼 한국식당도 제법 많다.

@ Cavil Mall

이 곳이 바로 카빌몰! 정말 관광지 답다. 해가 들 때랑 안 들 때랑 색감 차이가;;

골드코스트는 해변도 유명하지만 4개의 큰 테마공원으로도 유명하다. 호주의 디즈니랜드라 불리는 드림월드(Dreamworld), 헐리우드 영화를 재현해 놓은 워너 브라더즈 무비월드(Movie World), 호주 최대 해양공원 씨월드(Sea World), 각종 물놀이 시설이 갖춰진 웨튼와일드 워터파크(Water Park) 등이 그 곳이다. 하지만 중심가에서 가깝지 않아 따로 투어버스 등을 타고 가야하고 (일일투어도 많다) 아니면 공항에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패키지로 몇 군데 묶어가면 더 싸다. 우리는 일정에 맞지 않아 가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무비월드를 가보고 싶었다. 드림월드는 우리나라 놀이공원보다 훨씬 재미 없다고 하고 씨월드는 어차피 바다를 보러가니까.


@ Waner Bros. Shop

테마공원은 가지 못했지만 워너브라더스 캐릭터숍 구경으로 만족해야했다.

@ Surfer's paradise

마치 그리스를 떠올리게 했던 예쁜 건물. 잠시 개었던 파란 하늘과 흰 건물이 참 예뻤다.

시드니에서 만났던 친구가 브리즈번으로 올라와있었는데 우리가 골코에 간다하니 골코에 놀러왔었다. 브리즈번에서 골코는 트레인도 연결되고 버스로도 1시간 정도 밖에 차이 나지않는다. 친구를 만나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다보니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날도 점점 개이기 시작하고.

또 마침 우리에게는 무용지물이 된 패스를 친구에게 팔게 되었다. 패스는 본인신분증도 검사하고 또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구입한 금액보다 저렴한 100불에 팔았다. 우리의 신분증인 국제학생증도 주었고. 이러면 안 되지만 우리는 가난한 학생이고.. 그들은 어차피 동양인 얼굴은 잘 구분도 못하고 신분증 확인도 확실히 하지 않으니까 괜찮겠지, 억지로 위로하면서. 어쨌든 마치 공돈이 생긴 기분이라 나와 친구는 기분이 엄청 좋아졌다.

숙소에 들어가 씻고 좀 쉬다 저녁을 먹으러 카빌몰로 나왔다. 한국식당에 가서 고기를 먹을지 뭘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우리가 택한 메뉴는 치킨&베이컨 피자와 칩스, 그리고 맥주를 시켰다. 돈도 생기고 앞으로 여행을 더 즐겁게 하잔 의미로 럭셔리한 저녁을 먹었다.


@ Cavil Mall

카빌몰의 저녁.
식당을 고르러 여기저기 다니는데 seafood 식당 앞의 외국인이 능숙한 한국어로 말을 건다.
속되게 말해 삐끼인 것 같은데 "뭐 먹을래? 놀러와~ 어디가~ 먹고가~ 뭐할껀데?" 라고 묻는게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 내키지도 않는 seafood를 먹을뻔 했다. (나는 해산물을 못 먹는다;)


우리가 참 좋아하는 VB를 먹으며 앞으로 여행 이야기를 나누었던
이 시간은 지금도 너무나 꿈같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저녁엔 또 비가 내렸지만 우리 가게 앞에선 라이브로 재즈를 불렀고 정말 유쾌한 밤이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서퍼들의 천국인 골드코스트에서 바다에 발 한 번 못담가보았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제법 유쾌하게 끝났다. 앞으로 우리에겐 많은 일정이 있으니까 힘내서 다른 여행도 즐겁게 해야지!

@ backpaker's in serfer's paradise resort

우리가 묵었던 백팩커스 인 서퍼스 파라다이스 리조트.
피터팬에서 끊은 여행 티켓 내에 무료로 제공되는 백팩커인지라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본 것보다 시설이 훨씬 별로였다.
멜번의 엘리펀트 백팩이 나름대로 굉장히 깨끗했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 곳은 남녀구분없이 방을 주기 때문에 더 충격;
이후 몇개의 백팩을 거쳤지만 여기 백팩이 가장 최악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