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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 i n k a b o u t/Marketing

[Why not? 삼성카드 광고] 나는 한 번도 영화 보고 안운 적 없다!

by Joa. 2010. 2. 28.


마이클럽닷컴의 "선영아 사랑해"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티저광고다. 국내 최초의 티저광고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최초라 기억할 만큼 광고의 여파는 굉장했다. 늘 보던 광고와 다르게 어떤 제품인지 밝히지 않았던 이 광고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이런 새로운 광고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티저광고로 사람들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던져주기는 했지만 결국 그 것이 마이클럽닷컴의 광고라는 것을 알게되고 서비스가 성공하는데로는 연결되지 않아 동시에 실패한 광고라는 말도 듣기도 했다.

이 광고 이후 국내에는 티저광고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사람들의 반응은 차갑게 식어갔다. "저건 뭐지?"라는 반응에서 "아~ 또야?"라는 반응으로. 더 이상 티저광고는 효과적인 광고방식이 될 수 없었다. 게다가 광고를 전공했던 나는 더 그런 편이었는데(티저광고 나오면 아예 관심을 꺼버렸다는) 이번에 Why not? 광고는 대체 뭐지? 라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일단 광고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무척 친근한 소재였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소재, Why not. 게다가 김현중, 황정음 등 최고 인기인 스타들이 잔뜩 나왔다는 면에서 눈에 확 띄었다.
그리고 얼마 후, 와이낫 캠페인은 삼성카드의 새로운 캠페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식상한 티저를 너무 잘풀어냈다는 생각이 드는 삼성카드 캠페인. Why not?이라 생각하지 마라! 삼성카드가 도와주겠다, 라는 컨셉이나 표현 방식이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과연 나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광고 속에서 황정음이 했던 말이었다.

"나는 한 번도 차본 적 없어요."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씁쓸해져서 다른 것을 또 생각해 보니...

"나는 한 번도 다이어트에 성공해본 적 없어요."
"나는 한 번도 먼저 연락해본 적 없어요."
"나는 한 번도 꾸준히 운동해본 적 없어요."
"나는 한 번도 혼자 영화본 적 없어요."

그리고!
"나는 한 번도 영화 보고 안운 적 없어요."


며칠 전 김연아의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이 있었다. 누구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는데 클린 프로그램을 마친 김연아선수가 울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회사에서 경기를 보다 울고 말았다. 회사에선 '접신아라'라며 놀려 대었지만, 정말 내가 너무 기쁘고 벅차서 눈물이 절로 났다.

이렇게 나는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고 감정이입을 너무 잘해서 시트콤을 보다가도 울어, 드라마를 보다가도 울어, 책을 보다가도 펑펑 울기 일쑤다. 최근에 엄청 울었던 책은 <엄마를 부탁해>였고 영화는 <하모니>.


심지어는 액션SF물 <트랜스포머> 1편에서 재즈가 두동강 나고 범블비가 부상 당하는 장면을 보며 나도 모르게 너무 안타깝고 슬퍼서 울어버렸고, 회사에서 회식 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을 보러갔을 때는 반은 기계인(사실은 기계에 더 가까운) 마커스가 존 코너에게 심장을 주었을 때, 그의 죽음이 슬퍼 울다 나왔으니 말 다했을 정도...

액션이든 호러든 SF든 누군가 죽거나 다치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너무 심하게 하다 보니, <화려한 휴가> 보러 가서 쉴새 없이 끅끅대며 울던 나를 본 엄마는 그 이후로 나와 영화 보러 가기 싫다 하시고 <하모니>는 시작하자 마자 끝까지 펑펑 울어 같이 있기 부끄러웠다는 말까지 듣고 말았다.

삼성카드 덕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포스팅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다양한 일을 하고 살아왔고, 다른 사람들이 할 줄 아는 일을 내가 못하는 것은 죽어도 싫어하는 승부욕 때문에 여러가지 경험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 해보지 못한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내 감정 컨트롤도 너무 헤픈 것 같고. 최근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겨서 요즘 또 울었다 멍했다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이런 일들은 삼성카드가 도와줄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성숙해지고 그리고 더 여러가지 면에서 컨트롤 잘하는 내가 되어야겠음.
 
아까 TV에서 보니 이제 와이낫에 삼성카드 뜨기 시작했던데 3월부터 본편이 뜬다니 앞으로를 기대해 봐야겠다. 지금의 좋은 반응을 잘 연결시키는 광고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