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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2009)
코미디, 액션 | 한국 | 136 분 | http://www.jeonwoochi.co.kr/ 감독 최동훈 Joa의 한줄평 | 맛깔난 대사, 훈훈한 주인공들, 유쾌한 장면이 2% 부족한 영화를 살렸다! (★★★★) 히어로 무비라면 외국에서야 많이 만들어지고 인기도 있다지만 국내에서는 전우치가 최초인데, 사실 히어로 무비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전우치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최동훈 감독의 전작이었던 <범죄의 재구성>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 감독에 대한 신뢰와 배우에 대한 호감, 그리고 김윤석, 유해진, 백윤식 등 다양한 주·조연 배우들에 대한 좋은 평가가 어우러져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다음 무비로거 자격으로 지난 월요일에 시사회를 보고 왔다. |
캐릭터 설정 때문인지 아니면 강동원 자체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전우치의 발음이 조금 거슬렸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다양한 표정과 익살스런 연기를 잘해낼 줄은 몰랐다. 유해진과 콤비를 이루어 펼쳐내는 여러 가지 상황들은 엄청 재미있었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참 잘 어울렸다. 그동안 그의 비쥬얼을 강조한 영화들에 주로 출연해서 강동원이 결국 잘생긴 배우라는 평 밖에 못들은 것은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전우치 이후로는 캐릭터를 살릴 줄 아는 배우로 한 발 가까이 다가섰을 듯.
자유자재로 도술을 부려 갈대밭을 바다로 둔갑시키거나 사람을 다른 장소로 순간이동시키거나 축지법을 쓸 줄 아는 도사 전우치를 주인공으로 하다보니 확실히 내용은 황당무계하고 유치하다는 평을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그래도 그런 유치함이 오히려 매력적인 영화였다. 덕분에 마음껏 웃다가 나올 수 있었으니까.
전우치는 초반부에 오래된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느낌의 나레이션과 요괴들하며 하늘감옥이며 꽤 잘만들어진 CG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500년 전 조선시대 배경과 현대의 이야기, 크게 둘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조선시대 쪽이 훨씬 재미있었다. 시사회를 본 사람들도 초반부는 정말 볼만했다고 이야기했고. 초반부는 적절한 흐름을 가지고 진행되는데 현대로 와서는 너무 급하게 급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배우들의 액션연기나 CG는 상상했던 것보다 좋았다. 그리고 <전우치>의 최대 장점은 독특한 캐릭터와 맛깔난 대사에 있을 게다. 히어로지만 어딘가 어설프고 천방지축에 능구렁이 기질이 있는 도사 전우치, 선한 듯 하면서도 결국은 악한 기질을 가진 화담, 청순하면서 섹시하고 맹한 여주인공 서인경, 관객에게 최고의 웃음을 주는 초랭이, 그리고 기존 신선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깨부수며 허술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세 신선까지! 액션도 해야겠고 코미디도 해야겠고 도술이 나오니 판타지도 물론이요, 거기에 러브라인, 친구의 배신.. 각종 스토리를 버무리려다보니 영화가 다소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그런 부분을 캐릭터와 재미있는 대사들이 충분히 메꿔준다.
헐리우드 대작들과 경쟁하기에 전우치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아바타>와 <전우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아바타에 손을 들어줄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내 취향의 문제라 오락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우치를 택할 게다. 어쨌든! 이 영화에 대단한 시나리오나 완벽한 CG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겠으나, 적당한 볼거리와 유쾌한 영화를 찾는다면 100% 만족하리라 장담한다. 가볍게 즐기고 싶은 영화로 제격인 전우치가 성공해서 한국에서도 헐리우드 영화와 비교되는 독특한 히어로 무비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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