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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 p y r i g h t ⓒ J o a/소소한 이야기

monologue : 어느 맑은 가을날, 제주를 기억하자

by Joa. 2014. 10. 17.

# 환자


유럽여행 이후 허리가 아파 찾아간 병원에선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셨다. 목부터 다 찍어봐야 정확하지만, 일단 남들보다 허리쪽 뼈가 하나 더 있고 그 뼈가 엉치뼈와 한쪽이 붙어있는 선천적인 문제가 있어 아플 수밖에 없다는.. 여튼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은 필요없고 걷기 운동 자주 하고 관리 잘하고 다음에 다시 보쟀다. 며칠간 지속되던 통증은 휴식 + 엉치뼈 주사 + 약으로 나아진 상태라 걷기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될듯.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재검 통보 온게 있어 초음파를 찍으러 갔더니 전반적으로 이상소견 나온 부분들을 모두 봐주셨다. 하나는 11월에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예약도 잡아주셨고 (원래 알던 문제였는데도 종합병원 가보라니 무서워졌음) 나머지는 1달 후에 재검받기로 했다. 초음파도 찍었고.


운동부족에 술도 좋아하고 몸이 성할리 없다고 추측은 했으나 30년 동안 일년에 한두번 감기도 걸릴까 말까해서 건강할거라 믿었는데 한방 맞은 느낌. 큭- 이제 몸관리 제대로 해야할 때인가보다.





# 가을, 그리고 제주


제주의 가을은 짧다. 그리고 육지만큼 단풍이 형형색색이 아니라 느끼기가 쉽지 않고 날씨가 좋은 날도 흔치 않다. 그래서 오늘같이 맑은 날을 보면 기분이 좋다. 회사가 산중턱에 있어 멀리 바라보면 바다가 보이는데 이런 날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참 아름답다. 



병원 다녀오는 길에 비타민D가 부족하니 햇볕 자주 쐬어라라는 조언과 걷기 많이 하란 조언에 잠시 산책을 했다. 바람은 살짝 찬데 햇살을 따사롭다. 좋네 좋아. 


억새를 멀리 가지 않아도 회사 앞에서 볼 수 있다. 은빛 물결이 사진에 전혀 담아지지 않았지만, 여튼 아름답다. 참 좋고 좋은데 회사 합병 이슈로 모든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걱정이다. 판교로 이동하게 될 수도 있고.. 

제주라이프를 꿈꾸며 내려온지 일년 반쯤, 뭔가 즐겨보지 못한게 많은데 떠난다고 하니 기분이 묘하다. 특히 오늘 산책길엔 마음이 막 짠해졌다. 이렇게 예쁜 풍경을 이젠 보지 못하겠지.


상황이 어떻게 되더라도 긍정적으로 마음 먹고 잘 지내야할텐데, 소심하고 겁 많고 현실적인 나는 그게 잘 안되는 구나.

아, 어쨌든 날씨 좋다 좋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