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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카페의 주인은 누구인가 - 제주맘과 바낚천 사태를 보며

by Joa. 2014. 6. 19.

최근 제주의 유명한 대형카페 두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그걸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이야기하려는 카페는 Daum 제주맘카페와 Naver 바다낚시천국 제주도이다. 제주맘의 경우는 문제가 생긴지 한달이 지났고 어느정도 사태는 정리되었으며, 바다낚시천국 제주도(이하 바낚천)은 요며칠 문제가 생겼는데 두 양상이 너무 흡사해 글을 쓰기로 했다.


먼저 제주맘부터- 제주에 사는 여자라면 제주맘 카페에 가입했거나 최소한 한 번 이상 들어 보았을 것이다. 여긴 맘카페를 떠나 그냥 제주도 정보의 보고이다. 질문을 올리면 제주 현지인들의(특히 엄마들의) 살아있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중고 거래가 쉽지 않은 제주의 특성상 중고나라보다 제주맘 장터가 훨씬 활성화 되어있다. 


제주맘은 네이버카페에서 시작했는데 카페지기가 제주맘을 운영한지는 횟수로 10년차가 되었다. 다음카페는 네이버보다 늦은 2007년에 개설되었으나 어쩌다 보니 네이버보다 훨씬 활성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카페 운영과 일을 병행하기 어려워 사업자 등록을 하고 '상업카페'로 전환해 운영해왔다.


그러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며 기사를 퍼오던 회원과 운영진 사이의 의견이 갈렸고, 그 와중에 한 운영진이 이럴거면 카페를 나가 직접 만들란 뉘앙스의 말을 하며 사건이 커졌다. 이에 화가 난 회원들의 탈퇴러시로 제주맘은 활동성이 많이 낮아지며 회원들이 대거 옮겨간 제주어멍카페보다 약해진 상황이다. 이에 운영진이 전면 교체되고 지기의 사과글이 올라왔지만, 분위기가 반전되진 않은 상태.





다음은 바낚천. 바낚천은 오빠 말에 따르자면 제주도 바다낚시를 하는데 정말 실시간으로 좋은 정보가 올라온다고 한다. 네이버 대표카페이기도 하고, 비단 제주말고도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대형카페. 


그런데 요며칠 문제가 생겼단다. 내가 직접 겪은 것이 아니라 자세히 이야기는 못하겠으나 한 회원과 의견이 갈린 카페지기가 독단적으로 자기의 기준에 맞지 않은 글은 모두 삭제하고 회원을 강퇴처리하면서 이에 화가 난 회원들이 쪽지로 이러한 사태를 알리며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는 오랫동안 카페를 지켜오고 고문으로 활동하던 한 운영진이 이런 현실에 씁쓸함을 표하며 사과하고 자진탈퇴한 상태. 그리고 이 글을 지우지 말아달라 부탁했는데 그 글 역시 지워졌다.


바낚천은 카페지기가 아주 열심히 물관리하고 있으니 대다수 회원이 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해 제주맘만큼 극단적인 상황은 아직 안간 모양인데 내가 보기엔 이미 저 카페도 끝났다 싶다. 일부든 아니든 소수의 의견을 운영진이라는 이름 아래 강압적으로 구는 카페가 잘될리 만무하다 믿기 때문에.



두 사태 모두 커뮤니티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물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리 회원수가 많고 검색에 잘 걸리는 대형 커뮤니티라 하더라도 결국 회원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니므로 커뮤니티의 주인은 '회원'이다. 국가의 주인이 우리이듯이 ㅋㅋㅋ 근데 우리를 봐도 그렇듯 정치인들이 다 해먹는다 ㅋㅋ 


그럼 커뮤니티 운영진은 정치인같은 권한을 가져야 하나? 운영진의 권한은 어디까지로 봐야하며, 어떻게 하는 것이 이상적일까. 그저 개설해놓고 회원들이 하는대로 맞춰주며 시스템이 잘 굴러가게만 해야하나, 아니면 때로는 강하게 제재할 수 있어야 하나. 그 제재는 어느만큼 허용해 주어야 하나. 문제가 생겼을 때, 대다수 회원들을 위해 해당 글들을 지우는게 맞을까 아니면 명명백백 밝히는 게 맞을까.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나도 싸이월드가 한참 잘나갈 때, 특정 카테고리에서 회원수 1위였던 클럽을 운영해 봐서 운영진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내 일과 덩치 큰 커뮤니티를 병행하며 운영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고. 특히 회원수가 많아지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운영진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기 이전에 커뮤니티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말 힘에 부친다. 혼자서는 정말 할 수 없고, 운영진을 꾸리면 그나마 낫지만 그 운영진을 꾸리는 과정 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다. 심지어 지금 제주맘 대신 크고 있는 제주어멍에서도 익게 중심으로 계속 말이 나오는 마당이니까. 너무 어렵지만, 그래도 이 사태를 보며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요지는 이 하나였다. 


"커뮤니티의 주인은 회원이며, 운영진은 문제를 수습하고 커뮤니티를 원활하게 굴러가게 할 의무가 있다."


이 기조에서 본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이 누구의 잘못이었든 덮기 보다는 모두가 알 수 있도록 가감없이 밝히고, 운영진의 잘못이 있었다면 먼저 사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강퇴나 제재가 필요하다면 제재하되 그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대다수 회원이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니까.


이 역시도 말이 쉽지만, 저 두 카페가 그렇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면- 운영진의 권한을 남용하기 이전에 그러려는 노력이라도 보였다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주절주절 두서없는 이야기 끝! 대형카페 화이팅!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