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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시간의 흥미진진한 퀴즈쇼! "슬럼독 밀리어네어"

by Joa. 2009. 3. 26.
2009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 8개 최다 수상, 2009 골든글로브 4개 최다 수상 등 전세계에서 88개의 상을 거머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국내에서도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영화이다.
나 역시 이 영화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다가 아카데미에서 쟁쟁한 영화들을 제치고 최다수상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대체 이 영화가 뭐길래? 라고 생각했고,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리고 드디어 어젯밤, 국내 개봉 일주일만에 시간이 맞아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관 씨네큐브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2시간이라는 제법 긴 런닝타임동안 스릴러도 미스터리도 아닌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멜로에 가까운 영화면서 어딘가 사람을 쥐락펴락하게 만든 것은 이 영화 뿐이다.
친구는 큰 기대를 갖고 영화를 봤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제법 기대를 했었음에도 이 영화가 참 좋았다. 재미있었고 한편 감동적이었다.

"트레인스포팅"이라면 웰메이드 영화로 사람들이 자주 이야기하지만 사실 나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너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은 탓이거나 혹은 내가 어릴 때 봤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난 그랬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감독은 트레인스포팅과 28일 후를 만든 대니 보일이다.
그의 영화에서 느껴지는 역동감은 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담겨 특히 첫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슬럼가의 어린 아이들 추격씬으로 시작되는 첫장면은 긴박하고 재빠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영화에 몰입할 준비를 하게 만든다.


슬럼가에서 자라 정규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콜센터에서 차심부름꾼으로 일하는 자말이 대단하다는 변호사와 의사도 얼마 못가 탈락한 퀴즈쇼에서 모든 문제를 맞추며 결국 백만장자가 된다는 스토리는 어찌보면 참 허무맹랑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슬럼가에서 자랐고 어릴 적에 부모를 잃어 힘겹게 살아야했던 자말의 인생경험은 운이 좋게도 퀴즈쇼에서 정답을 맞출 수 있는 힌트가 된다.


영화는 너무나 순수한 자말의 일생을 퀴즈쇼와 교차시키며 보여준다.
지루하게 내용이 서사형태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결과를 알면서도 왜 자말이 정답을 맞출 수 있었는지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내용이 훨씬 흥미롭게 느껴지고, 음악도 인도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며 유쾌하다.
슬며시 건드리고 지나가는 인도의 역사와 영화에 펼쳐지는 인도의 풍광은 영화의 또 다른 맛이다.

특히 이 영화를 가장 빛낸 것은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인데, 원래 그 캐릭터로 태어났다는 듯 연기가 자연스럽다.
아역배우들의 눈은 여느 인도아이들처럼 빛이 나고,(실제로 살림, 라티카는 빈민가 출신의 배우이다.) 성인 연기자 역시 유명하지 않은 인도 배우다보니 영화에 꼭 맞는 연기를 보여준다.


인도영화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라면 헐리우드와 대비해서 이야기하는 발리우드 영화란 이런 것이구나! 라고 생각될만큼 곳곳에 인도색이 묻어나는데 (굳이 배경이 인도라거나 배우가 인도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실제 발리우드 영화와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영화 마지막의 군무도 인도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부족하고(오히려 어색할지도) 내용 면에서도 원래 인도영화가 훨씬 다채롭고 화려한 맛이 있다고 하는데, 몇 년 전 인도를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가서 봤던 인도영화를 생각하면 확실히 슬럼독은 발리우드보다는 헐리우드 영화 같다. 내 기억에 발리우드 영화는 강렬한 색채와 훨씬 대범한 표현(감정 과잉처럼 보이는?), 어딘지 조금 촌스러운 듯한 액션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근에 참 재밌는 영화를 만난 것 같다.
나에게 평점을 매겨보라면 ★★★★ 정도를 줄 수 있을 듯.


슬럼독 밀리어네어 OST - Jai Ho! (A.R.Rahman)
영화에 중심이 되는 장면들로 뮤직비디오가 구성되었네요.



슬럼독 밀리어네어 OST - Jai Ho! (Pussicat Dolls)
이건 내가 좋아하는 푸시캣돌즈가 부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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